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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레일 도블 기술자 "전기 안정적 공급, 스마트그리드가 답"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22초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전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방법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전력 기반 시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전력 설비 모니터링,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구축 등 '관리'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다."


지난달 26일 한양대에서 열린 제18차 국제 고(高)전압 심포지엄 강연자로 나선 토니 맥그레일 도블 엔지니어링 책임기술자(박사)는 '전력 설비 관리: 변압기 상태 진단'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미국의 도블 엔지니어링은 변압기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문제점에 대한 솔루션(해결책)을 제공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기업이다.

맥그레일 박사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는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를 도입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며, 높은 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날 전력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맥그레일 도블 기술자 "전기 안정적 공급, 스마트그리드가 답" 토니 맥그레일 도블 엔지니어링 책임기술자(오른쪽)가 전력 설비 진단 장비 '도블 테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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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맥그레일 박사와의 일문일답.

- 도블 엔지니어링 회사에 대한 간략한 소개부터 해달라.
▲ 전 세계 110개국 5500개 이상의 기업에 전력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설비를 진단해 주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1920년 창사 이래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며 전력 설비 진단에 있어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본사는 미국 매사추세츠에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전력공사ㆍ한국전기안전공사ㆍ한전KPS 등 공공기관과 현대중공업ㆍ효성중공업ㆍLS산전 등 민간기업과 오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 도블 엔지니어링의 특화 상품은.
▲ 회사가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도블 테스트' 장비다. 도블 테스트는 한전의 전국 변전소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변압기 측정 기계다. 이를 테면 '변압기 청진기'인 셈이다. 변압기를 테스트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도블 테스트는 가장 신뢰할 수 있다. 미국 같은 경우 많은 전력 회사가 도블 테스트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이 변압기를 만들어 미국에 수출할 때 도블 엔지니어링 소속 기술자가 도블 테스트로 변압기를 진단하고 상태를 측정해 미국에 전달한다. 변압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에도 도블 엔지니어링에서 직접 방문해 도블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도와준다.


- 한국전력과의 파트너십은 맺게 된 배경은.
▲ 1980년대 후반 월계 변전소에서 대규모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청량리 일대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사회적 이슈화가 됐다. 당시 한전은 전기를 만들기 바빴을 뿐 전기 품질이나 사고 예방 등 관리 능력은 부족했다. 한전 사장은 직원들에게 "해외에서는 사고를 어떻게 예방하는 지 조사해 와라"고 지시했다. 미국 서부 지역부터 전력사를 방문하던 중 공통적으로 "도블 테스트를 써봐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1989년 한전은 도블 엔지니어링의 도블 테스트 세트를 첫 도입했다. 이후 한전으로부터 "도블 테스트 덕분에 정전사고의 60~70%를 줄일 수 있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한전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열리는 도블 컨퍼러스의 단골 고객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곳에서 한전은 세계적인 전력 산업 및 시장의 추세를 익히고, 전 세계 어느 나라에 있는 전력 회사보다도 발빠르게 관련 정보를 습득 반영하고 있는 모범적 회사다.


- 한국 전력 산업의 문제점은. 도블 엔지니어링이 제시하는 솔루션은.
▲ 가장 큰 문제는 '날씨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것은 모든 나라가 갖고 있는 공통 문제다. 한국의 전력 산업은 사실 놀랍다. 한국의 기업들은 항상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 현재 전력 설비는 노후하고 있다. 반면 전력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 도입이 미래 전력 산업을 콘트롤하는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도블 엔지니어링이 '자산 위험 관리 시스템(Asset Risk Management SystemㆍARMS)'을 새롭게 개발한 이유다. 이 시스템의 전사적 도입 여부를 한전과 논의 중이다. 이 외에도 '변압기 부싱 온라인 모니터링 장치' 등 변압기 내 일부 설비를 온라인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첨단 장비도 도블 엔지니어링은 갖고 있다.


- 왜 스마트 그리드인가. 한국은 이 분야에 있어 걸음마 단계인데.
▲ 이제는 건물에도 정보통신기술(ICT) 기능을 접목하는 시대다. 컴퓨터로 한 눈에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 그리드는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얼마만큼 전력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모든 '전력원'을 콘트롤할 수 있게 된다. 한 쪽(풍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쪽(태양광)에서 보충할 수도 있다. 안정적 전기 공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스마트 그리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전기를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미국의 덴버시는 스마트 그리드 도입에 앞선 곳 중 하나다. 결국 비용이 문제다. 시간을 갖고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또 각 정부마다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향후 (스마트 그리드) 보급과 정착에는 시간차가 있을 수 있다.


- 도블 엔지니어링만의 차별화 전략은.
▲ 다른 기업과 차별화를 꼽는다면 '고객사들과의 정보 및 지식 공유'다. 도블 엔지니어링은 그저 장비만 파는 기업이 아닌, 서로 정보와 지식을 나눔으로써 100여년의 시간 동안 고객사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도블 엔지니어링의 설립자인 프랭크 도블은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을 처음 도입한 사람이다. 프랭크 도블이 살던 시대는 전기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했다. 프랭크 도블은 전기가 물처럼 안정적으로 흐르고 있는지 진단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고 싶어 했다. 그 장비가 바로 도블 테스트다. 이를 개발하고 나서 1934년부터는 테스트 결과를 전력사들과 공유했다. 올해 80회를 맞은 도블 컨퍼런스가 바로 그것이다.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는 도블 컨퍼런스는 전력 산업에 종사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전력 산업 관련 모든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다. 한국의 고객사들도 매년 도블 컨퍼런스에 다녀간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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