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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을 알면 '감'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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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을 알면 '감'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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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체스 고수에게 게임이 진행 중인 체스판을 5초 동안 보여주고 나서 이를 복원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완벽하게 체스판을 재현한다. 반면 체스판의 말을 아무렇게나 배열했을 때는 절대로 복원하지 못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패턴'이 없기 때문이다. 고수는 체스판 위 말의 배열을 어떤 의미의 집합, 즉 패턴으로 기억한다.

신간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는 복잡한 현상 속에서 '의미를 가진 구조'를 찾는 천재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언급된 러시아 과학자 알츠슐러는 '패턴'을 적용한 문제 해결 매뉴얼인 트리즈(TRIZ)를 개발한 이다. 그는 17년동안 20만건의 특허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특허들의 공통점이 '모순의 해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허들의 패턴을 정리해 고안한 트리즈는 바로 '유형별 모순해결 방법론'이다. 분할, 추출ㆍ분리 등 40가지 방법이 있다. 일본 산요에서 개발된 '초음파 세탁기'는 트리즈 기법으로 성공한 상품 중 하나다. 이 세탁기는 수영장 물을 전기분해해서 살균과 정화를 하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물방울이 꺼질 때 생기는 초음파를 이용해 세탁이 된다.


저자는 이처럼 천재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패턴'으로 분석했다. 그는 "천재들은 부분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 패턴을 본다"며 "그 패턴들은 스스로 반복되고 복제돼 스스로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 간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요즘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프랙탈(fractal) 이론 역시 '무질서한 자연계에서 패턴을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해석한다. 여기서 프랙탈은 '작은 조각이 전체와 닮은 구조'를 뜻한다. 전자가 원자핵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소립자가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들이 돌고 있는 태양계와 닮은꼴이듯 '유사 패턴의 반복'이 자연계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하나의 모래알 속에 삼천 세계가 들어 있다"는 불교 경전의 가르침도 비슷한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이처럼 세상의 흐름을 가장 쉽고 빠르게 읽는 지혜를 '패턴 찾기'에서 찾는다. 패턴을 찾으려는 부단한 노력이 세상에 유익한 발명이나 조화를 가져다 준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이영직 지음, 스마트비즈니스, 1만5000원>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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