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더 이상의 신생 브랜드 론칭은 없습니다."
19일 성동구 금호동 카페베네 금호점에서 만난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지양하고 앞으로는 커피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현재 3개 브랜드 외에 새로운 사업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을 물적분할해 별도법인으로 운영할 계획이고 관련 작업을 다음 달 말까지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카페베네의 성장 동력을 사업 다각화에서 찾았지만 앞으로는 커피 본연의 사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김 대표가 새삼 카페베네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은 현재의 재무상태 개선을 통해 대외적으로 기업의 성장성과 브랜드 가치를 재확인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카페베네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의 외식업규제 등으로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사업이 위축된 상태다. 또한 올 초 카페베네 본사 직원 구조조정을 비롯해 하남 하이웨이파크 사업 무산, 마인츠돔 매각설 등에 휩싸이면서 온갖 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마인츠돔 매각설은 물적분할 계획이 와전된 것"이라며 "현재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은 신생브랜드이기 때문에 이익보다 투자가 더 많이 드는 구조인데 이를 카페베네의 재무재표와 합쳐져 보니까 전체적인 회사 수익성이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는 "카페베네는 해외 로열티로만 벌어들이는 수입이 한 해에 100억원"이라며 "이러한 카페베네의 가치를 주주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다음달까지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와 베이커리 브랜드 마인츠돔을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해 별도법인으로 운영하고, 이외의 추가적인 새 브랜드 론칭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올 4ㆍ4분기부터는 카페베네와 블랙스미스, 마인츠돔의 재무재표가 분리된다. 이렇게 되면 카페베네만의 재무건전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김 대표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몸집이 커야한다고 봤다"며 "그러나 지금은 커피 사업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 자산은 52조원이고 스타벅스는 57조원이라는 사실을 얼마 전 깨달았다"며 "커피 하나만으로도 수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기업을 만들 수 있는데 그동안 이를 간과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스타벅스에 대적할만한 2위 브랜드가 없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카페베네가 5년만에 국내외에 1000개 매장을 열었고, 앞으로 2년이면 2000개를 열 수 있다는 게 그의 계산. 이에 따라 올해 안에 미국에 매장 100개를 열고, 전세계에 1450개 점포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내년부터는 전세계 커피시장의 판을 흔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가 주목하는 시장은 중국이다. 카페베네는 이제껏 중국에 87개의 매장을 열었고, 내년 8월까지 10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진출에 나선 필리핀,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몽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대만,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도 연내 진출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프랑스 파리에도 진출해 유럽에 첫 깃발을 꽂게 된다. 먼 얘기지만 2020년까지 전세계에 매장 1만개를 여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최근에 저만 보면 '요즘 어렵다며?'라고 한 마디씩 했어요. 위기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인데 이번 글로벌 100호점을 기점으로 온갖 설을 일축하고 카페베네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알리려고 합니다. 앞으로는 '매장 1000개나 냈다며?'라는 인사를 듣고 싶습니다(하하)."
카페베네는 현재 12개 국가와 진출 계약을 맺고 있고 내년이면 30개 국가에 진출하게 된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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