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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9억 국세물납증권…내다팔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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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정부가 현금 대신 주식으로 세금을 받은 국세물납증권 9729억원에 대한 매각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비상장증권은 시장성이 떨어져 매각이 지연되고 상장증권의 경우에는 가격이 하락했을 때 손절매에 나설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상장증권을 팔 때는 종목별로 분할 매각하고 매각대금의 분할 납부를 허용하기로 했다. 상장증권의 경우에는 국민연금 등의 사례를 토대로 세금으로 받은 시점의 가격 이하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는 단계적으로 손절매에 나서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세물납증권 관리·매각 제도개선'을 18일 발표했다. 이번 매각제도 개선은 주식을 내다팔아 국고에 납입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국세물납증권은 상속·증여세를 현금 대신 주식 등으로 납부 받은 것이다. 비상장증권은 유동성·수익성 등 시장성이 떨어지고 매각금액이 큰 종목은 자금조달 부담 등으로 내다팔기가 쉽지 않았다. 상장증권도 물납주식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국고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각을 계속 보류하면서 손실규모가 확대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정부가 5월31일 현재 가지고 있는 국세물납주식은 ▲비상장주식 306개 종목(5375억) ▲상장주식 28개 종목(4354억) 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납세자 편의를 위해 상속·증여세를 현금 대신 주식 등으로 납부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수납한 국세물납주식은 기재부로 이관되고 이후 매각절차를 거쳐 현금화돼 국고에 귀속된다.

비상장증권 분할매각과 분할납부가 허용되면서 매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물납의 경우 처음 1년 동안은 일괄매각 방식으로 공매를 추진하되 1년 동안 매각되지 않은 비상장증권 중 규모가 큰 증권에 대해서는 분할매각을 실시한다. 신규물납주식은 해당 법인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 등으로 매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보유 지분 일괄매각을 통해 국고 회수률을 높이기로 했다.


상장주식의 경우 가격이 하락했을 때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손절매에 나서기로 했다. 개별 종목의 수익률이 업종지수 이익률 대비 20%p 넘게 하락하고 주가가 수탁일 종가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경우 하락폭에 따른 단계적 손절매에 나선다. 손절매 기준은 국민연금 등 유사 기준을 따르기로 했다.


기재부 국고국 출자관리과 측은 "이번 국세물납주식 관리와 매각제도를 개선함으로써 물납증권에 대한 매각이 쉽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국세물납증권 관리 위탁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관련규정을 정비한 뒤 올해 안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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