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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아수라장된 공사장, 울부짖는 유족‥"책임지는 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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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 15일 폭우로 넘친 강물에 휩쓸려 인부 7명이 사망·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상수도관 공사 현장. 사건이 발생한 지 10여 시간이 지난 16일 오전에도 현장은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들과 인부들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119 구조대 차량, 크레인 등 인양도구들이 함께 뒤얽혀 아수라장이었다.


비가 다시 쏟아지기 전에 사고 현장의 물을 빼내야 혹시라도 있을 생존자를 구할 수 있는 만큼 크레인에 올라탄 작업 인부들은 물을 퍼 올릴 파이프를 연결하는데 여념이 없는 등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현장 바로 뒤편에선 실종 근로자 가족들이 애를 태우며 구조 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다. 새벽부터 나와 사고 현장의 구조 진척상황을 기다렸다는 가족들은 “시신이라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며 오열했다.


그러나 이런 사고 현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진행된 서울시·상수도사업분부, 시공사, 감리단의 사고 관련 브리핑은 유족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은 아랑곳없이 '책임 회피'로 일관됐다.

수몰 사고의 책임여부를 놓고 시행처인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시공사, 감리단은 모두 서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현장]아수라장된 공사장, 울부짖는 유족‥"책임지는 이는 없다" 노량진 상수도 공사장 구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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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대표로 나온 박종휘 천호건설 현장소장은 브리핑에서 “사고 발생 40여분 전인 오후 4시 13분에 직원으로부터 카카오톡으로 범람 위험성이 있다는 메시지를 받아 4분 뒤인 4시 17분에 현장 작업 중이던 동아지질 관리자에게 작업을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이어 “관리자에게까지 전달된 것만 확인하고 현장 근로자에게까지 전달됐는지는 확인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 내게 책임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팔당댐 방류량이 늘면 이곳 공사현장까지 당도하는데 3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현장에서 알아서 조치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의 감리를 맡은 ㈜ 건화의 이명근 감리단장 역시 책임을 회피하기에 바빴다. 그는 “사고 당일 오전 9시 30분에 안전점검을 했는데 당시 팔당댐에서는 초당 6000~8000t의 물이 방류되고 있었고 별다른 안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10시 15분에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이상없다고 보고했었다”면서 “그러다 정오를 넘으면서 방류량이 초당 최고 1만6000t에 달하는 등 짧은 시간동안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그래도 본래 실시했던 안전교육에 따라 현장에서 인부들이 당연히 빠져나왔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브리핑 내용을 듣고 있던 사고 근로자 가족들이 발끈한 것이 이때였다. 가족들은 일제히 브리핑장으로 몰려나와 박 소장과 이 단장에게 달려드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덕분에 브리핑은 중도에 끝나 버렸고, 실종 근로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곧바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정작 가족들에겐 지금까지 얼굴조차 비치지 않고 설명도 안해주더니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고 강하게 항의하며 현재 사고 수습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박 소장은 “현재 사고 현장에 인력이 투입되려면 물을 일단 빼야하는데 13000t 정도의 물이 현장에 있다. 오전 중에 3000t 가량을 뺐기 때문에 어떻게든 안전 수위까지 물을 뺀 다음에 잠수부가 투입되서 시신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가족들은 “사고 책임을 숨기려고 일부러 인양 속도를 더디게 하는 것 아니냐”며 울부짖었다.


서울시도 책임 회피는 마찬가지였다. 정연찬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평상시 안전점검 책임은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양쪽 모두에게 있다. 사고 당일에는 그나마 우리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위험성이 있으니 안전점검을 해서 보고해달라고 오전에 요청한 것이고, 10시 15분에 감리단장이 이상없다고 보고했다”며 “정확한 책임소재는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라서 함부로 말할 수가 없고 경찰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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