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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우건설에 '메스' 대는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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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우건설에 '메스' 대는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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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2년내 대우건설 주가가 2만원만 넘어서면 된다."


2010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실무를 책임졌던 PE실장이 한 말이다. 산업은행은 사모펀드(PEF)를 통한 인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건설 주식 51%를 주당 평균 1만5000원에 매입했다.

금융비용과 영업권 등을 감안할 때 2년 내 2만원 이상을 받고 매각하면 본전 이상은 한다는 게 당시 산업은행의 손익계산이었다.


인수 후 2년 반이 지난 지금 상황은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 2일 종가 기준 대우건설 주가는 7230원으로 목표액의 3분의1 수준이다. 총 3조2000억원의 투자금액 중 절반 이상을 날렸다. 산업은행 체제하에서 매년 2만가구 이상 주택을 공급하고 두자릿수 이상 해외수주가 증가했는데도 경기침체란 높은 파고를 피해가진 못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산업은행은 사장 교체를 계기로 대우건설에 구조조정의 메스를 들이댔다. 대우건설은 2일 박영식 사장 체제 출범 전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임원 30%감축 계획을 밝혔다. 상무보 이상 180여명 중 50여명을 잘라내겠다는 얘기다. 조직개편에서 보직을 받지 못한 부사장 1명과 전무 5명이 이미 아웃됐다. 이어 이르면 이번주 중 임원 감축 인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임기전 사장 교체란 돌발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대우건설이 정기 조직개편이 아닌 때 이같은 대폭의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5개 부문장 체제 하에 모든 본부와 실을 편입시켜 부문장의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강화했다. 그러면서 박영식 신임 사장이 플랜트부문장을 겸직토록 해 해외수주 활동을 직접 챙기도록 했다. 산업은행 출신의 조현익 수석부사장에게 재무에 이어 인사권을 쥐어주고 주주이익 극대화란 미션을 부여했다.


요약하면 구조조정을 통한 분위기 쇄신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란 얘기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딱 3년만 무릎 위에 두려고 했다. 대우건설 경영권이 아니라 투자이익회수가 목적인 사모펀드 특성상 대우건설 지분을 오래 갖고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시한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대우건설 입장에서 남은 1년은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 될 것이란 지적이 많다. 근본적 체질개선과 함께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나가는 사람에겐 아픔이고 남은 사람에게도 분명 생채기가 남을 수 있다. 그럼에도 뼈를 깎는 고통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건설회사인 대우건설의 미래에 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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