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실행계획 빠져 'G8 한계론' 지적 또 나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17~18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로크에른 리조트에서 열린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마치고 국가별 조세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투명성을 높여 최근 논란거리가 됐던 탈세 문제에 대처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빠져 비공식적인 친목 모임인 G8 정상회의의 한계를 다시 보여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은 G8 정상들이 탈세 근절에 합의했지만 실행 계획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날 G8 정상회의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G8 정상들은 조세 문제와 관련해 '공정한 세금(fair taxes)'과 '투명성 확대(increased transparency)'라는 목표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상들은 각국 간의 세금 정보를 자동으로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또 다국적 기업이 이익을 이전해 세금을 회피하는 문제와 관련해 규정을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조세피난처에 대해서는 조세피난처에 있는 유령회사의 실질 소유주도 확인해 줄 수 있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선언적 발표에 그쳤다는 지적과 함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리처드 머피 영국 조세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세금에 대한 합의 내용이 완전히 구름에 가려져 있다"며 "뭔가 하겠다는 공통된 의지를 엿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것을 하겠다는 긍정적인 내용이 없어 성명은 매우 빈약하다"고 꼬집었다.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서도 유혈 사태를 조기 종식하자는 공동성명을 채택했지만 기존 내용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쳐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다. 특히 시리아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입장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가 정치적 노력으로 해결돼야 한다면서도 계약에 따라 시리아 정권에 대한 무기 지원은 그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서방과 대립했다.
G8 정상들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조만간 평화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음을 자인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G8 정상들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 포기를 촉구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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