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편의점 심야영업 못하면, 상비약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3초

-편의점업계 "24시간 영업금지, 得과 失 따져야"

-편의점 24시간 심야영업 강제 규제시 매출 15~20%가량 감소 전망
-지난 12월부터 실시한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도 무용지물 될 수 있어
-안전상비약 구매가 주로 약국이 닫힌 심야시간이나 공휴일에 이뤄지기 때문
-편의점의 가장 큰 특성이 24시간 영업인데 일반슈퍼, SSM과 다를바없게 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최근 논의되고 있는 편의점 24시간 심야영업 강제규제에 대해 대형 프랜차이즈 편의점들은 소비자 실익을 따져 신중하게 결정해야할 문제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내놓고 있다.

13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24시간 심야영업 규제 등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해 실행될 경우 전체 매출은 15~20%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A편의점업체는 시간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00시부터 06시까지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15%가량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심야영업이 규제되면 고스란히 이 시간대의 매출을 포기해야한다. 게다가 매장 문을 여닫는 앞뒤 매몰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매출감소 폭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A편의점업체 관계자는 "매장을 정리하는 시간에는 정상영업이 어렵기 때문에 규제시간 앞뒤로도 매출감소가 우려된다"면서 "전후 매몰되는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매출 감소폭은 20% 정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4시간 영업규제가 시행되면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한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에도 빨간 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편의점 안전상비약 구매는 주로 약국이 닫힌 심야시간이나 공휴일에 이뤄지고 있는데 편의점 24시간 영업이 금지되면 다시 종전의 약국과 다를 바 없이 구매시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B편의점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안전상비약 판매 통계를 분석한 결과, 요일별 매출 비중은 일요일이 23.9%로 가장 높았고 시간대별 매출 비중은 밤 8시부터 12시까지가 35.8%로 가장 높았다. 지난 6개월동안 '편의점에서도 24시간 약을 판매한다'라는 소비자 인식이 안착되며 월별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24시간 영업규제가 현실화된다면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B편의점업체 관계자는 "매장 개폐점 시간이 달라져 소비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이제 막 안착이 됐는데 다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4시간 심야영업 규제가 일방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이미 특성에 따라 심야영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데도 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무조건 밀어붙이기식으로 24시간 영업금지를 확대하려고 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사업운영에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A편의점업체는 현재 7270개 매장 중 11%에 해당하는 800개 점포가 이미 탄력적 심야영업을 하고 있다. 심야유동인구가 거의없는 점포의 특수성 혹은 점주의 개인적인 특수상황 등이 인정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본사는 이들의 상황을 고려해 각 점포마다 개별상황을 반영, 탄력적으로 운영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가맹사업법 개정법을 통해 편의점 24시간 심야영업 규제가 전매장으로 확대된다면 예외점포가 급격히 증가해 통제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고 편의점 측은 염려했다. 현재 시스템이 24시간 영업에 최적화되어있는데 예외매장이 늘어나면 시스템 자체를 다시 설정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24시간 심야영업 규제가 자칫 점주들에게는 '영업시간 자율화'로 받아들여져 말 그대로 '내 마음대로' 영업을 하게 될 때 시장의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렇게 될 경우 '편의점'이라는 업계 특성은 사라진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일반 슈퍼마켓과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이 24시간 영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준다는 것인데 이게 사라질 경우 더이상 '편의'점이 아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4시간 영업은 편의점업계의 경쟁력인데 이를 없앤다면 동네슈퍼, SSM 등과 경계가 불분명해진다"면서 "가맹점주와의 상생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업계 색을 지우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덕우 한국편의점협회 기획관리 부장은 "24시간 영업은 편의점의 가장 기본적인 영업방식이자 핵심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사항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