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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돈'의 습격… 차이나머니 금융시장 새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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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중국계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엔저에 관심이 쏠린 사이 증시에선 차이나머니의 공세가 매섭다. 아직 미국계 자금과 견줄만한 비중은 아니지만, 유입 속도를 고려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차이나머니가 급격히 늘어난 건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부터다. 그 해 말 4711억원에 그쳤던 국내 투자 잔액은 4년만인 2012년말 16조9000억원으로 36배나 뛰었다. 올해 4월말 기준 잔액은 19조9000억원으로 집계돼 불과 4개월만에 3조원(17%)이 불어났다.

투자 패턴도 확 달라졌다. 종전엔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지만, 지난해부터는 증시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2011년말 3조8000억원에 머물던 차이나머니의 주식투자 잔액은 올해 4월말 7조9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국내 증시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 가운데 차이나머니의 비중은 2011년말 1.1%에서 올해 4월말 2.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10조2000억원이던 채권투자 잔액은 11조9000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조원을 밑돌던 채권투자 잔액이 이듬해 약 7조원, 2011년 다시 10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확대된 걸 고려하면 채권 투자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둔화된 셈이다. 채권시장의 차이나머니 비중은 2011년 이후 줄곧 12% 언저리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런 흐름은 외국인 자금 이탈 현상이 뚜렷한 요사이 증시의 분위기와 상당히 대조적이다. 지난 7일 외국인들의 집중 매도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6.2% 폭락하는 등 최근 증시에선 외국인 자금이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순유출 규모는 6조4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채권시장에는 6조2000억원이 순유입됐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연구위원은 차이나머니의 맹공 배경으로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기대에 못 미친데다 중국투자공사(CIC)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아시아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점"을 꼽았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의 증시에선 2012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적게는 18% 많게는 55% 수준의 높은 상승장이 연출됐지만, 상하이 증시는 고작 4.6%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국부펀드인 CIC가 꾸준히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역내 증시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CIC의 총 투자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은 2008년 3.0%에서 2011년 40.7%로 확대됐다.


더불어 민간 투자 증가세도 차이나머니의 국내 시장 유입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로부터 해외 투자 승인을 받은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 즉 금융회사들은 2009년말 3.4%였던 한국 투자 비중을 올해 1분기 6.1%까지 늘렸다.


차이나머니의 급속한 유입은 국내 금융시장에 약이 될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영·미 중심이던 외국인 투자자가 다변화되고, 풀죽은 증시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선 반길만하지만, 자금이 일시에 유출돼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도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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