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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창조의 길을 찾다]'켈틱 타이거' 아일랜드는 왜 무너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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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아일랜드의 번영과 쇠퇴

'잘 나가던' 유럽 강소국 아일랜드
해외자본 이탈하면서 금융부실로 급속도로 추락..
자본시장법 통과 시점 '교훈'으로 삼아야


[증권, 창조의 길을 찾다]'켈틱 타이거' 아일랜드는 왜 무너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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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이혜영 기자] '켈틱 타이거(Celtic Tiger)'. 2007년 말 1인당 국민소득이 5만8000달러에 달했던 금융 강소국 아일랜드를 칭하는 별명이다. 이 나라는 금융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롤모델'이었다. 우리와 비슷한 수출 위주의 경제, 강대국에 인접한 환경을 활용한 적극적인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글로벌 금융허브로 발돋움한 배경 등이 국내 경제학자들을 매료시켰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순식간에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고 이로 인해 은행 부실이 확대됐다. 은행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재정 악화로 전이됐다. 유럽 최고의 성장동력을 자랑하던 아일랜드는 결국 2010년 11월 국제금융기구(IMF)와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부동산 부실이 촉매 역할을 했지만 결국 금융으로 흥했다가 금융으로 위기를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아일랜드의 사례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와 정부의 창조금융 등 정책적 지원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는 증권업계가 다시 한번 새겨볼 만하다. 과도한 해외자본 의존, 부실에 대한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 등 중장기적인 계획 없이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좇아서는 건실한 발전을 꾀하기 어렵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 금융허브의 롤모델로 부상= 아일랜드는 1990년대 외자유치와 금융산업 특화를 통해 고성장을 이끌었다. 1997년부터 2001년 사이 연평균 9%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럽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잘 나가는' 국가로 자리잡았다.


1970년대 EU 가입 당시만 해도 서유럽의 최빈국이었던 아일랜드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국가 성장을 견인했다. 아일랜드의 외국자본은 1990년대 후반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 동안 1인당 평균 FDI 유입액은 6683달러에 달했다. 이는 서유럽 평균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2000년까지 아일랜드에 진출한 외국기업은 총 1200개로 아일랜드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했다.


이러한 해외자본의 유입은 자연스레 금융시장에도 이어져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을 국제금융 허브로 만들었다. 중앙은행, 주식거래소 등이 있는 더블린에 해외자본이 더해져 유럽의 주요 국제금융허브로 성장한 것이다. 2008년 당시 아일랜드에는 700곳의 외국계 금융기업이 진출해 있었고, 이들이 고용한 인원만 10만700명에 달했다. 당시 국내 전문가들은 앞다퉈 아일랜드를 본받아 우리도 동북아 금융허브를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거품 붕괴되며 구제금융국 전락= 문제는 아일랜드의 성장을 주도하던 해외자본이 등을 돌리면서 시작됐다. 조짐은 정점을 찍기 3년여전부터 있었다. 2004년 이후 FDI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중부와 동부 유럽 국가들이 EU에 가입하면서 이들과 외국인 자본유치에 경쟁이 심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임금상승까지 이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은 갈수록 심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이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고성장에 취해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했다. 여기에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 거품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7년 리먼 사태가 촉발되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상승하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거품은 커질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꺼졌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은 2009년 들어 최고 50% 가까이 급락했을 정도다. 이러한 부동산 가격 하락은 이와 연결된 대출의 연쇄 부실을 불러 일으켰다. 부동산 문제가 은행권 부실로 전이된 것이다. 금융을 중심으로 외국자본의 투자로 만들어진 경제구조는 세계경제가 호황일때는 찬사를 받았지만 막성 거품이 꺼지자 신기루처럼 경쟁력을 잃었다.


예기치 않은 위기에 대한 해법도 결과적으로 부실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부실화된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2008년은행의 예금 및 부채에 대해 4400억유로 규모의 보증을 약속하는 등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지만 비대해진 은행권 부실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아일랜드는 재정수지마저 급격히 악화되면서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해외자본 이탈 → 부동산 거품 붕괴 → 은행권 부실 → 재정 악화'로 이어진 악순환이 켈틱 타이거를 구제금융 국가로 만든 것이다.


자본시장법 통과…특화로 활로 찾아야= 전문가들은 금융부문으로의 과도한 쏠림이 아일랜드의 재정위기를 불러일으킨 원인이었다고 지목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시 아일랜드는 저금리와 낮은 세율을 앞세워 외국인 투자를 유치, 비대해진 금융업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로권 싱크탱크 오픈유럽에 따르면 지난해 아일랜드의 은행권 자산 규모는 GDP의 750%에 달한다. EU 27개국 평균인 350%의 두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스스로가 제어할 수 없을 정도의 지나친 쏠림이 결국 위기를 불러온다는 가르침은 도약기를 앞둔 국내 증권업계도 새겨야할 교훈이다. 과도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개) 영업 의존, 금융위기 당시 인사이트 펀드의 추락, 지난해 자문형랩 시장의 몰락 등은 모두 지나친 쏠림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로 볼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결국 각 증권사들은 쏠림을 피하고 본인들만의 특기를 찾아 특화시켜야 할 것"이라면서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인해 새롭게 열릴 다양한 업무 안에서 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우 기자 jjw@
이혜영 기자 its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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