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 야심차게 추진되는 행복주택. 약속한대로 20만가구의 행복주택이 제대로 확충되려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넉넉한 재정이다.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가구당 1억원 가량의 적자를 보고 있는 구조여서 이같은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공약대로 20만가구를 공급한다면 20조원의 부채를 더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130조원의 부채를 짊어진 LH로서는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정인억 LH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사진)은 이런 우려에 대해 정부가 꼼꼼하게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21일 '행복주택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후 "재정전략회의를 통해 공기업의 역할수행과 부채가 언급됐는데 그 예로 든 것이 LH였다"며 "재원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당부를 받은만큼 정부도 이 문제의 해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대주택을 짓다보면 부담액이 가구 당 어느 정도 부담이 된다는 것이 나와 있다"면서 "그 문제에 관해서는 기획재정부나 국토교통부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 부사장의 말처럼 국토부는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창섭 국토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은 "행복주택은 기존 LH에서 하던 국민임대, 영구임대의 연장선으로 본다"면서 "기존 영구임대, 국민임대를 재정으로 보조해 주는 부분이 있는데 그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지 행복주택에는 추가 보전을 해줄지 협의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공임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재정을 지원한다면 LH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영구임대주택의 경우 가구 당 3417만6000원(평당 640만원×평균평형 17.8평×재정지원비율 30%), 국민임대는 6800만원(평당 640만원×평균평형 17.8평×재정지원비율 85%)을 사업시행자에 지원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아울러 민관합동 형태의 행복주택 프로젝트는 현실성이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양물량은 없고 임대주택만으로 구성된 단지여서 민간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부사장은 "행복주택을 복합시설로 확대한 이유는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시설 확대를 통한 개발이익 확보보다는 프로젝트의 성격상 공공성과 주민복지 향상에 중점을 둔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부사장은 또 "행복주택은 단순 주거보다는 복합센터"라며 "LH가 주도적으로 문화센터나 상업시설을 포함한 새로운 콘셉트의 공공주택단지를 만들어 서민의 주거복지를 향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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