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다음주 열리는 구글 연례 개발자회의(I/O, Innovation in the Open)에 글로벌 정보기술(IT)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차세대 버전 5.0 ‘키 라임 파이’가 공개될 것인지 여부다.
구글은 15일부터 3일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발자회의를 열고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공개하는 한편 미래의 사업방향을 제시해 왔다.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와 함께 세계 컴퓨터·모바일업계 개발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행사로, 올해도 50분만에 입장권이 매진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는 10일(현지시간) 새 안드로이드 버전에 기대하는 점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통합된 메시지 플랫폼이다. 현재 구글의 메시지전달 서비스는 ‘구글 토크’나 ‘G메일’ 메신저, ‘구글 플러스(SNS)’, ‘구글 보이스’, ‘구글 행아웃(영상통화)’ 등에서 제각각 제공된다. 이를 하나로 통합해 더 경쟁력있는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앞서 외신에서는 이 통합 메시지 플랫폼의 이름이 ‘바벨(Babel)’으로 불릴 것이며, 최근 모바일메신저 ‘왓츠앱’ 인수를 추진하는 것 역시 이 전략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는 일관성있는 디자인이다. CNN머니는 “최근 6개월 동안 구글은 애플 iOS용 G메일과 ‘구글 맵스(지도)’에서 크게 개선된 디자인을 선보였지만 정작 안드로이드 OS에서는 이같은 디자인이 적용되지 않았다”면서 “차기 안드로이드는 단순하면서도 깔끔하고 직관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 번째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구글 드라이브’의 통합성을 더 높이는 것이다. 지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각 미디어콘텐츠 유형별 ‘백업’ 기능은 충분히 제공되고 있다. 구글 플러스로는 사용자가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동영상은 유튜브, 음원은 ‘구글 뮤직’에, 구입한 애플리케이션도 ‘구글 플레이’ 앱 마켓에 기록이 남아 언제든지 다시 내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 하드디스크로 기능할 구글 드라이브에는 이같은 콘텐츠를 자동으로 동기화하는 기능은 없다. 구글 드라이브가 ‘드롭박스’ 등을 따라잡으려면 미디어파일을 더 쉽게 동기화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에 더 통합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네 번째는 사용자지원 서비스 ‘구글 나우’의 기능을 확장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일정정보나 주변환경 정보를 통합해 필요할 만한 정보를 알아서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앞으로 구글 안드로이드의 가장 강력한 기능이 될 수 있는 만큼, 위젯이나 홈 화면의 검색 바에 숨겨져 있는 이 기능을 더 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홈’이나 HTC의 센스 인터페이스 처럼 안드로이드의 전면 홈 스크린이 될 수도 있다.
다섯 번째는 크롬 OS 모드다. 이는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크롬 OS는 구글이 앞서 내놓았던 크롬북 등을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에서는 적합하지만 보다 화면이 큰 태블릿에서는 부족하다는 평을 받아 왔다. CNN머니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등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크롬OS의 기능이 더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된다면 키보드나 마우스를 연결할 때 화면 인터페이스가 자동으로 태블릿에서 데스크톱에 적합하게 변형될 것이며, 더욱 생산성있는 기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개발자회의에서는 모토로라와 함께 개발중으로 알려진 ‘X폰’이 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외 구글 전문매체들은 이번 개발자회의에서 ‘키 라임 파이’가 공개되지 않고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인 4.2 ‘젤리빈’의 4.3 업그레이드 버전이 발표되는 데 그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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