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14일 이후 처음 달러당 100엔 돌파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엔ㆍ달러 환율 4년 만에 달러당 100엔을 돌파한 것은 일본 정부의 정책과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달러 강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오후 2시 38분 현재 전날 종가(달러당 99.02엔)보다 1.61%(1.59엔) 오른 달러당 100.61엔을 기록했다.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넘은 것은 2009년 4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엔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부터 상승세를 보여왔다. 민주당 정권이 지난해 11월 14일 국회해산을 선언하고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한 ‘2% 물가상승 목표’를 내건 아베 신조 총리가 나와 승리하자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4일 딜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취해 월채권매입 규모를 대폭 늘리는 등 금융완화 조치를 발표해 엔화약세의 기폭제가 됐다.
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도 일본 경제성장을 위해 금융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같이함으로써 일본의 통화정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걸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께는 99엔대 후반까지 치솟아 100엔 돌파가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엔화가치는 지난달 4일 이후 무려 4.2%나 하락(환율상승)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일본이 변동환율제로 바뀐 1973년 2월 달러당 308엔으로 시작했지만 일본의 경제 성장과 함께 줄곧 하락,금융위기 발생이전인 2007년에는 달러당 120엔 이상을 기록하고 2009년 4월 이후로는 1달러에 100엔을 밑돌았다.
특히 엔·달러 환율은 2009년 9월 리먼사태후 80엔 대로 떨어졌고 동일본대지진 후인 2011년 10월31일에는 2차 대전이후 가장 낮은 75. 31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엔·달러 환율 하락 즉 엔화 강세는 일본 경제는 독으로 작용했다. 도요타 등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을 갉아먹었다. 수출업체들은 엔화 때문에 한국과 독일 업체들에 뒤진다고 아우성쳤다.
또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원자력발전소 폐쇄로 에너지 요금이 상승한 가운데 가격경쟁력마저 상실하자 일본을 속속 떠나기 시작해 제조업 공동화 우려도 나왔다.
이날 엔화가치 하락에는 실업청구수당 건수 등 미국 경제 회복을 알리는 지표들이 한몫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웨스턴유니언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시장 분석가는 “미국 일자리 시장 전망이 밝아지고 있고 이번주 주간실업청구수당 청구건수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4일까지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2만3000건으로 전주보다 4000건 감소했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는 전주 34만3000건보다 줄어 33만6750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1월 이후 5년6개월 사이에 가장 적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회복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해 엔화가치는 떨어져 연말에 달러당 110엔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점치기도 한다. 뉴욕 도이치뱅크의 주요 10개국 외환전략 부문의 앨런 러스킨 글로벌 대표는 “앞으로 몇 달안에 달러당 105엔 문을 열 것”이라면서 “연말게 달러당 110엔도 적정한 것같다”고 전망했다.
엔화 약세에는 양면성이 있어 무조건 환영하기는 힘들다. 수출업체들은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득을 보겠지만 수입가격 특히 에너지 가격을 높여 물가상승과 생산비 상승 등의 부작용을 낳아 수출업체들이 얻은 엔화 약세의 효과를 갉아먹을 수 있다.게다가 엔화 약세에 대응하는 주변국들이 경쟁적으로 자국의 통화가치를 끌어내려 ‘화폐전쟁’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한국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그 단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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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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