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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중고가 어디야" 눈 낮춘 명품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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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고가브랜드 매출 하락세...럭셔리 수요 헌 제품에 눈독, 소장품은 고쳐 쓰기

[르포]"중고가 어디야" 눈 낮춘 명품族 명동 근처의 명품중고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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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예전 같으면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명품)백을 샀지만 요즘에는 중고숍이나 아웃렛 등에서 구매를 하고 있어요. 다양한 물건이 없다는 건 아쉽지만 백화점보다 저렴해서 괜찮은 것 같아요."


명동 명품중고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미려(34세)씨는 평소 백화점 매장에서 루이뷔통, 프라다, 멀버리 등을 주로 샀지만 최근에는 발품을 팔아서라도 유명 중고매장이나 아웃렛을 이용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미려씨의 물건 구매를 도와주던 이 매장 직원 김정민(35세)씨도 "최근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대기자들 명단까지 생길 정도로 불황 덕에 재미를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불황에도 나홀로 호황을 누렸던 명품 시장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기 보이지 않으면서 카드빚을 내서라도 명품을 구매하던 명품족들이 실속구매형태로 갈아타고 있는 탓이다. 백화점 명품매장들은 둘러보는 손님만 많을 뿐 직접 구매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매출 신장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고 명품시장은 대기자 리스트가 넘칠 정도로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실제 롯데 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지난 3월 13%로 두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8.1%로 떨어졌다. 신세계 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도 하락세로 비슷하다. 2일 명동과 강남 일대 주요 백화점 명품관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고객들로 한산했다. 프라다, 루이뷔통 등 명품 매장 앞에 늘어선 긴 고객 행렬도 사라졌다. 일반 매장이나 할인 이벤트홀에는 사람들로 발디딜틈이 없어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매장 관계자는 "쇼핑 중심가이다 보니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꾸준하다"면서 "하지만 가격 문의하거나 제품을 살펴보기만 할뿐 실제로 구매하는 고객은 지난달보다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같은 날 서울 강남 압구정과 명동 인근 중고명품매장에서는 매매 및 매입하려는 소비자들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압구정 중고명품매장을 운영하는 박정수(45)씨는 "중고제품 가격이 실제 백화점 매장가보다 최대 70~80%까지 저렴하다"면서 "안쓰는 제품을 팔고 필요한 제품을 다시 사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 등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이 인기다. 샤넬 캐비어 스킨 클래식 점보 사이즈은 420만원으로 신제품가격보다 40%가량 저렴하다. 에르메스의 버킨ㆍ켈리백(BAG)의 경우, 백화점에서 웨이팅도 받지 않고 있어 중고가격이 신제품 가격보다 5~10%이상 높다. 희소성이 있는 제품이 그만큼 가치도 높게 책정되는 것이다.


명품가방을 팔기 위해 중고명품매장에 방문한 이선진(30)씨는 "안들고 다니던 루이뷔통 가방을 팔기 위해 나왔다"면서 "매장에서 구입가격보다 절반정도 가격을 제시했는데, 다른 중고매장도 둘러본 다음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커플링이나 시계 등 귀금속제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티파니, 까르띠에 등의 반지는 새제품 한 개 가격으로 커플링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동의 한 중고명품매장 직원은 "실속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커플링을 구매한다"면서 "귀금속은 가방과 달리 보존상태가 깨끗한데다가 '폴리싱'하면 신제품과 다를바 없다"고 강조했다.


불황이 계속되자 명품수선집도 활기를 띠고 있다. 새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수선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명동 인근 명품수선가게에는 구두부터 가방, 의류 등을 수선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진열대에는 수십켤레의 명품구두와 수십개의 가방 등 고객들의 수선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30년 넘게 명동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명품수선가게 직원은 "예전보다 수선을 맡기는 고객이 2배 이상 늘었다"면서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도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명품 구두 수선비는 평균 2만원 수준이며, 가방은 5~10만원 정도다.


수선집을 들른 박진주(32)씨는 "페레가모 구두가 살짝 찢어져서 수선을 맡기러 왔다"면서 "솔직히 예전 같으면 새 구두를 샀을텐데, 요즘 불황에 물가도 비싸다보니 고쳐서 신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나왔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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