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우리나라 20~40대 기혼 여성 3명 중 1명은 1년 이상 아이가 생기지 않는 '난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난임 치료 시술비 등 정부 차원의 출산 지원책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에 따르면 현재 피임을 중단했거나 피임 경험이 없는 20~44세 기혼여성 969명 가운데 32.3%는 "임신을 시도했지만 최소 1년동안 임신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난임경험률은 지난 2009년보다 6.1%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24세(19.2%), 25~29세(14.2%), 30~34세(22.9%), 35~39세(49.3%), 40~44세(71.9%) 등으로 여성 나이가 많을수록 난임경험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가진 기혼여성의 난임경험률이 36.0%로 비취업 상태(29.3%)보다 6.7%p나 높았다. 또 동 단위의 도시 거주 기혼여성(31.4%)보다는 이외 읍·면 지역 여성(38.3%)이 난임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난임 진찰을 받은 기혼여성의 49.4%, 그 남편의 75.0%은 특별한 난임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였다. 파악된 원인은 여성에서 나팔관 장애(19.3%)·배란장애(16.7%)·자궁내막 장애(10.8%), 남성에서 정자무력증(10.4%)·무정자증(8.5%) 등이었다.
난임 진단을 받고도 치료에 나서지 않은 약 36%의 기혼여성에게 이유를 묻자 58.5%는 "가능성이 없어 보여서"라고 답했고, 다음으로 많은 13.2%가 '경제적 부담'을 배경으로 꼽았다.
정부의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에 대해 난임치료를 받은 여성 68.4%는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31.6%는 일부만 파악하고 있었다. 특히 난임치료를 받다가 중단한 여성의 17.4%는 아예 이 지원사업 자체를 전혀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난임 경험 기혼여성들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의 개선 사항으로 난임 치료비 지원금액·횟수 확대(39.5%), 난임치료 건강보험 적용(31.8%) 등을 요구했다.
김승권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혼여성들의 난임 경험, 진단, 치료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현재의 난임 진단·치료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지원 대상 확대는 물론 지원 수준 향상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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