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학술지 'PAIN' "동작침법, 응급성 요통 감소에 빠른 효과" 게재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응급 상황의 급성 요통에 국내에서 개발한 한방 침 치료가 빠른 통증 감소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자생한방병원과 한국한의학연구원,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심각한 기능장애를 동반한 급성요통 환자에 대한 동작침법의 효능'에 대한 공동연구가 국제 통증학술지 '페인'(PAIN)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동작침법은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이 선친으로부터 배운 침법을 보완해 개발했다. 이 침 치료법은 극심한 척추디스크 질환 탓에 움직일 수 없는 환자의 통증을 빠른 시간 내 줄여 스스로 걷게 한다.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부위나 한의학적으로 통증에 영향을 미치는 경혈점에 침을 놓고 이 부위를 움직여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는 식이다.
연구팀은 환자 58명을 동작침법 그룹과 진통주사제(디클로페닉) 그룹으로 각각 29명씩 나눠 6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환자 중 93%는 디스크 탈출 또는 돌출 진단을 받았다. 그 결과, 치료 시행 30분 후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도(NRS)가 각각 46%(8.33→4.5), 8.7%(8.12→7.41) 감소했다. 동작침법을 받은 환자들의 통증 감소율이 진통주사제 그룹 보다 5배 이상 높은 것. 이 때 동작침법과 진통주사는 최초 치료에만 실시하고 30분 이후부터는 환자가 일상적인 다른 치료를 함께 받을 수 있도록 치료법 선택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요통이 일상적인 활동에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는 요통기능장애지수(ODI)조사에서는 동작침법 그룹은 치료 전 85.72에서 치료 30분 후 52.35로 39% 감소했다. 반면 진통주사제 그룹은 치료 전 88.34에서 치료 30분 후 87.93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런 차이는 치료 2주, 4주 후 시점에도 지속됐다.
연구가 진행된 24주 동안 입원이 필요했던 환자 수를 보면 동작침법 그룹이 19명으로 진통주사제 그룹(27명) 보다 적었다. 입원 기간도 동작침법 그룹이 12.58일로 진통주사제 그룹(17.96일)에 비해 짧았다.
그동안 만성통증과 일반적인 요통에는 동작침법이 효과 있다고 인정받아 미국 및 국제 요통 가이드라인에 선택사항으로 포함돼 있었으나 급성요통은 과학적 근거 부족으로 예외였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급성요통에도 침 치료가 효과 있다는 점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임상연구원장은 "일어서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요통환자들이 단 한 번의 침 치료로 통증이 빠르게 감소할 뿐만 아니라 치료기간이 줄어 사회 경제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면서 "국내에서 개발된 침 치료법이 급성요통의 통증을 경감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 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신준식 이사장은 "동작침법은 급성요통 환자에게 가능하면 최대한 움직일 것을 권고하고 있는 국제 급성요통 치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치료법"이라며 "작은 움직임에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급성요통 환자의 성공적인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치료법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돼 향후 많은 급성요통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은 "앞으로도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를 통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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