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과중한 노동에 시달려 출산을 기피하는 여성 전문의의 권리를 보호할 법적·제도적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최재욱)는 최근 발간된 '출산에 따른 여성전공의 수련환경 실태와 개선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여성 전공의들이 불규칙적인 근무환경과 높은 노동 강도 탓에 결혼·출산 연기, 모성건강 문제에 시달린다고 24일 밝혔다.
2010년 한국여자의사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 전공의의 33%가 자녀를 원하지 않고, 57%가 한 명의 아이만을 갖겠다고 응답해 향후 저출산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전공의 수련기간 중 임신과 출산이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불규칙한 근무와 당직으로 임산부 본인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전공의 수련이 중단되거나 전체 전공의의 교육 스케줄에 지장을 초래하고, 동료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 가중이 우려되는 등의 이유에서다.
또한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전문직 여성의 근무여건과 요구수준에 맞지 않고 전문직 여성의 출산율 제고에는 한계가 있어 여성의사를 위한 실효성 있는 출산정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여성 전공의의 저출산 개선방안으로 '출산으로 인한 차별금지', '임산부 보호를 위한 장시간 근로금지', '3개월 출산휴가의 의무화 준수', '2명 이상 출산시 추가수련 규정 삭제' 등이 제시됐다.
또 의사중심의 대체인력 확보, 수련기간 중 1년간 출산·양육휴직 보장, 탄력적 근무시간제, 남편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검토, 전체적인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을 통한 접근 등이 포함됐다.
대학과 병원에는 출산휴가 시 대체인력 확보, 원내외 양질의 육아시설 확충, 출산 관련 수련 규정 명시, 가족 친화적 병원문화 조성이 요구됐다.
최재욱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향후 여성 전공의 저출산에 대한 정책 수립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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