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경인아라뱃길 통해 쓰레기 운반’ 인천시에 제안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수도권매립지의 사용기간 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인천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절충안으로 경인아라뱃길을 이용해 수도권매립지에 쓰레기를 운반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인천시는 “서울시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 절대 절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 며 2016년 매립 종료를 분명히했다.
17일 서울시는 컨테이너에 쓰레기를 담아 화물선에 실어 경인아라뱃길을 이용해 수도권 매립지로 운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렇게 하면 인천 지역 주민들의 최대 민원인 악취와 비산(飛散)먼지도 줄일 수 있고 아라뱃길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하루 평균 1만6천500여t의 쓰레기를 뱃길로 운반하는 데 드는 화물선 매입 비용과 운하 사용료 등이 육로 운송비용보다 더 들 수 있지만, 이런 조치가 2016년 수도권 매립지 사용이 중단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보고있다.
서울시는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는데 최소 4년이상이 걸리는 상황에서 2016년에 수도권 매립지 이용이 종료된다면 2400만명 수도권 주민이 쓰레기 대란을 겪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는 조만간 이 방안을 인천시에 전달하고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인천시의 입장은 강경하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로 인해 주민들이 20년이 넘게 소음.악취에 고통받고 있고 개발저해로 지역발전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매립기간 연장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와의 대화도 끊은 채 최근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타당성용역에 착수, 이러한 강경입장을 재확인시켰다.
인천시 관계자는 “쓰레기를 육로나 경인운하로 운반하는 방법상의 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다. 2016년까지 수도권매립지를 종료하느냐 마느냐가 논의의 초점”이라며 “매립종료 외에는 어떠한 대안도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서울시의 절충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서울시가 자체 매립지 조성에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수도권 쓰레기 대란’을 빌미로 절충안을 내밀고 있다며 대체매립지를 찾는 등의 근본적 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인천지역 여·야 국회의원들도 2016년 수도권매립지의 사용종료를 기정사실화하며 인천시에 힘을 실어주고있다
인천의 ‘여·야·정 협의체’는 지난 16일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 현안 해결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내고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 후 주변지역 환경개선과 대체시설 마련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또 향후 20년간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환경악화와 개발 저해에 대한 보상을 중앙정부와 서울시·경기도에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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