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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 출동, '화재'보다 '동물구조'에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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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구조건수 중 '동물구조' 1위… 전체 15.6%
출동 134% ↑, 인력충원은 21% 그쳐
국비·지방비 이완화… 제도적 한계 여전해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소방공무원들의 임무는 화재진압보다 동물구조?'

최근 5년간 소방공무원의 구조현장 출동에서 동물구조가 화재진압보다 더 많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요청이 그만큼 다양해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반면 인력의 증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방업무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소방방재청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의원(민주통합당ㆍ인천 남동갑)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유형별ㆍ시도별 구조건수 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소방공무원이 투입된 전체 구조건수 146만6600건 중 '동물구조'는 22만8400건(15.6%)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2009년의 경우엔 총 7만3000건의 동물구조가 이뤄져 10건 중 3건 정도(28.3%)의 비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5년 동안 '화재'와 '교통사고' 구조건수는 각각 16만2900건(11.1%)과 13만5700건(9.3%)으로 세 번째와 네 번째에 올랐다. 두 번째는 '기타'로 분류된 항목이었다. 이처럼 동물구조가 화재진압보다 더 많았다는 것은 '재난구조' 수요가 그만큼 다양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구조수요의 다양화와 함께 소방공무원의 출동 및 구조건수 역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12년 한해 소방공무원들의 전체 구조건수는 42만7700여건으로 2008년 18만2600건보다 134%나 늘었다. 증가폭은 2009년 25만7700건을 기록한 이후 2010년 28만1700건, 2011년 31만6700건으로 매년 가파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인력충원은 그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인력은 2008년 3만1900명에서 2012년 3만8500명으로 6600명(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급증하는 현장출동 및 구조건수에 비해 증원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 강북소방서 소속 한 대원은 "소방대원들의 인력보완과 3교대 근무 정착을 위해 1년 한 차례씩 인력보충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대원이 부족한 곳들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력증원 미흡의 원인으로는 '예산부족'과 '예산 지원체계 미비'가 꼽힌다. 올해 책정된 전체 지방소방예산(지방비) 규모는 3조260억원으로, 이 중 국비로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630억원이다.


문제는 현행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지방비에 대한 국비지원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시행령 상에는 인력충원 관련 조항은 생략된 채 '119 구조장비' 분야로만 국한해 국비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이 같은 국비와 지방비의 이원화 구조로 전국 3만8500명의 소방공무원 중 500여명(소방방재청 소속 공무원+일부)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에 대한 예산집행은 지방비 내에서 이뤄지는 실정이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17개 광역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소방공무원의 경우 본부장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는 국비 범위에서 배제돼 있다. 인력 충원과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지원이 제도적 미비를 이유로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예산 중 국비에서 지방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인력배치를 늘리기 위해 국비를 지원해야 함에도 현재로선 법률적 근거가 없는 상태"라며 "10년 넘게 개정을 요구해 왔지만 부처간 이해관계 등이 맞물리면서 번번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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