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핵심 영상기술 WRGB 분석 후 도입 방안 검토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삼성과 LG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 관련 특허를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출시된 LG전자의 1100만원짜리 OLEDTV를 삼성을 비롯한 전자업체 연구진들이 구매해 기술 분석에 들어갔다.
제조업계에서 경쟁사 제품을 구입해 뜯어보고 벤치마킹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현대자동차 같은 자동차회사들도 BMW 등 해외 경쟁사들의 차를 구입해 완전히 해체한 뒤 기술을 분석한다.
하지만 삼성과 LG의 경우 OLED 패널 기술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삼성의 LG OLEDTV 구매 후 해체ㆍ분석은 유달리 눈길을 끈다.
단순히 제품의 특성을 분석한 뒤 벤치마킹하는 수준을 넘어 특허와 관련된 핵심 기술들도 파헤칠 것이란 관측이다.
전자업계에서도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일반적인 경쟁사 제품 연구ㆍ분석과는 성격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얼리어답터의 70%는 연구소와 경쟁사라는 말이 있듯이 경쟁사 제품을 사서 분해하고 벤치마킹하는 일은 일상적인 연구개발(R&D) 활동"이라면서도 "다만 삼성과 LG가 현재 OLED 기술 관련 소송을 벌이는 점을 감안하면 좀 성격이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이면에는 LG에 세계 최초 OLEDTV라는 선수를 빼앗긴 삼성의 초조함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삼성전자는 지난해 OLEDTV를 선보이려고 했으나 생산효율 및 품질에 대한 확신이 설 때까지 출시를 보류한 상태다. 올 2ㆍ4분기에 55인치 OLEDTV를 내놓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OLEDTV는 이미 해외 인증기관으로부터 화질 성능을 인정받은 상태다. 지난달 18일 미국 인증기관 UL에서 OLEDTV 화질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사흘 뒤인 21일에는 휘어진(커브드) OLEDTV도 같은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OLED 패널에 WRGB(백ㆍ적ㆍ녹ㆍ청) 방식을 적용한 LG와 달리 삼성은 기존 RGB(적ㆍ녹ㆍ청) 방식을 쓰고 있어 생산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LG가 자체 개발한 WRGB는 한 화소(픽셀)에 백ㆍ적ㆍ녹ㆍ청색을 수직으로 쌓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적ㆍ녹ㆍ청색 화소를 수평으로 배열하는 RGB 방식은 생산 공정이 더 힘들고 대형화도 어렵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도 WRGB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월부터 OLEDTV 예약주문에 들어가 2월부터 시판 중이다. 100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2월까지 100대 이상이 팔렸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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