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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광주구장과 프로야구 3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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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광주구장과 프로야구 32년 '올드 유니폼데이'를 맞아 타이거즈 전통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한 KIA 선수단(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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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프로야구가 화끈한 개막전으로 막을 올렸다. “만루 홈런으로 (해가) 뜨고 만루 홈런으로 (해가) 졌다”는 유명한 글귀를 남긴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못잖은 시즌이 될 조짐을 보였다. 3월 30일 문학구장과 대구구장에선 한 시즌에 몇 개 볼 수 없는 만루 홈런이 각각 1개와 2개씩 터졌다. 사직구장에선 1982년 3월 27일 삼성-MBC(동대문야구장)의 개막전 이후 처음으로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승패가 갈렸다. 전국 4개 구장에서 타격전이 벌어진 가운데 글쓴이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이 있었다. 넥센-KIA전이 펼쳐진 광주야구장이다.

TV 중계카메라는 KIA가 10-9로 역전하는 과정을 담으며 광주구장 이곳저곳을 보여줬다. 광주구장은 한때 기자들 사이에서 ‘개구리 운동장’으로 불렸다. 배수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비만 내리면 그라운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멀쩡한 날씨에도 경기가 취소될 정도였다. 개선을 위해 보토 작업을 해도 그랬다. 비가 조금만 내려도 그라운드에 발이 푹푹 빠졌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KIA의 전신 해태는 1980년대에만 다섯 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해태가 1980년대에 뽐낸 ‘V 행진’의 출발점은 1983년 한국시리즈 1차전이었다. 그해 한국시리즈는 애초 10월 12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0월 9일 버마(미얀마)에서 ‘아웅산 사건’이 터져 국장을 치러진 이후인 15일 펼쳐졌다.

경기에서 해태는 1회말 김종모의 2타점 좌전 적시타 등으로 3점을 먼저 얻으며 7-4로 이겼다. 이어진 잠실구장 경기에서 선수단은 3승1무를 보태 무패 전적으로 프로야구 두 번째 시즌 만에 챔피언에 등극했다. 해태는 우승 구단 자격으로 이듬해 롯데와 시즌 공식 개막전을 광주구장에서 치렀다.


이후 광주구장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전성기를 맞았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가 벌어졌고 우승트로피는 모두 해태에게 돌아갔다. 글쓴이는 이 가운데 1986년 10월 1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을 잊지 못한다. 이전 광주구장 경기 때도 현장에 있었지만 그 경기에서 특별한 일이 있었다. 그라운드 정비 시간 때 김소식 해설위원의 손에 이끌려 TV에 출연했다. 김 위원은 경기가 중반을 넘어갈 무렵 기자실에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본부석으로 가자고 했다. ‘클리닝 타임’을 이용해 경기 후반 예상을 해 보자는 제안이었다. 두어 차례 방송 출연 경험이 있었지만 전국의 야구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TV 카메라 앞에 선다는 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광주구장과 프로야구 32년 만원 관중을 이룬 광주야구장(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그날 무슨 말을 했는지 자세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 경기뿐만 아니라 시리즈에서 해태의 우세를 예상했던 것 같다. 그해 해태는 삼성을 4승1패로 가볍게 따돌리고 ‘V2'를 이뤘다. 지금도 이따금 경기 내용은 물론 더그아웃, 라커룸, 감독실, 관중석, 구내식당 등 광주구장 곳곳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글쓴이보다 훨씬 더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을 광주 야구팬들은 이제 그곳에서 프로야구 개막전을 보지 못한다. 3월까지 40%가 넘는 공정률을 보이는 광주 새 야구장이 내년 시즌 문을 열기 때문이다. 광주 새 야구장은 최첨단 시설을 갖춘 현대식 구장으로 짓고 있다. 남성 화장실의 1.7배 규모인 여성 화장실과 수유실, 유아 놀이방 등이 들어선단 설명에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광주 새 야구장은 전국체육대회와 축구 대회 등이 열린 종합운동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지어지고 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시설은 하나 더 있다. 종합운동장 시설 가운데 철거하지 않고 보존하는 성화대 하부 공간이다. 야구박물관과 역사관으로 리모델링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고교 야구의 함성이 지금도 들리는 것 같은 야구장과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등 각종 국제대회로 열기를 뿜어내던 축구장, 최윤정·윤희 ‘인어 자매’가 물살을 가르던 수영장까지, 동대문운동장 전체를 완전히 밀어버린 서울시 관계자들은 지금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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