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삼성전자가 권오현·윤부근·신종균의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책임경영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기존 권오현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3대 부문장인 권 부회장과 윤부근·신종균 사장 등 3인의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 초 정기 개편을 통해 DS(부품)부문(권 부회장)·CE(소비자가전)부문(윤 사장)·IM(무선사업)부문(신 사장)의 3대 부문체제를 출범시켰다. 지난 2월 이사회를 열어 윤 사장 및 신 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결의한 데 이어 이번에 복수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명실상부한 '3톱' 체제를 구축했다.
권 부회장은 메모리 1위의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시스템LSI(대규모집적회로)사업 일류화를 일궈 낸 반도체사업 체질 개선의 주역이다. 삼성전자의 부품사업 전반과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아 왔다. 이번 복수 대표이사 체제 전환에 따라 의견 조율 등 선임 대표이사로서 역할을 더욱 다질 전망이다.
윤 사장은 삼성 TV를 7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려 놓은 인물이다. 생활가전사업을 맡은 이후 지난해 냉장고 세계 1위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생활가전 전 분야 1위를 목표로 사업 체질 개선을 주도하는 등 경영 역량을 인정받아 이번에 CE부문 총괄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신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로 삼성전자 휴대폰 및 스마트폰사업을 세계 1위에 올려 놓았을 뿐 아니라 단일 부문 최초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해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이처럼 괄목할 만한 실적으로 삼성전자의 성장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아 IM부문을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삼성전자가 복수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한 것은 대표이사로서의 권한과 사업에 대한 책임을 일치시켜 사업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최근 사업 규모가 급증하고 완제품과 부품사업을 포괄하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사실상 한명의 대표이사가 전 사업 분야를 책임지기 힘든 구조다. 이에 따라 올해 3대 부문체제 개편을 통해 사업 분야별로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복수 대표이사 체제 도입은 한명의 대표이사에게 집중된 의사결정 체제를 다원화시켜 위험 분산 효과와 경영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완제품과 부품사업 간 독립경영 체제도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3인 대표이사 체제는 완제품과 부품 부문 간 대표이사의 최종 결재권한까지 분리해 방화벽 구축에 방점을 찍는 조치로도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복수 대표이사 체제를 공동대표가 아닌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각자 대표 체제는 공동합의에 따라 결정하는 공동대표 체제와 달리 복수의 대표이사가 각각 단독으로 대표이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방식이다.
공동대표 체제에 비해 각 대표이사의 자율권이 보장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같이 사업분야가 다양한 기업 및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가 필요한 곳에 적합한 체제다.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인한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부문별 경영활동은 대표이사별 완결 체제로 운영하되 법률 및 행정상 대표자 업무는 선임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이 맡는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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