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파산절차에 들어갈 경우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은행, 운용사, 보험사 등이 27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게될 전망이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전날 자정까지 갚기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을 내지 못해 사실상 부도에 직면했다.
52억원은 전날 만기가 도래한 2000억원 규모의 ABCP 이자로 이 돈을 갚지 못하면 만기를 연장할 수 없다. 총 2조7천억원 규모의 ABCP 전액이 사실상 부도 처리될 가능성이 큰 것.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드림허브) 최대주주 코레일과 2대주주 롯데관광개발은 대한토지신탁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소송 승소액 257억원 중 64억원을 우선 받아내 이자를 갚기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대한토지신탁이 코레일 등에 지급보증을 요구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현재 드림허브 지분은 코레일(25%), 롯데관광개발(15.1%), KB자산운용(10%), 푸르덴셜자산운용(7.7%),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4.9%), 삼성물산(6.4%) 등 삼성그룹 계열사(14.2%), 건설업계(20%) 등의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용산업무지구의 파산 위기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주들은 크게 요동쳤다. 특히 드림허브PFV에 출자가 많고 사업을 주도했던 롯데관광개발과 삼성물산의 충격이 크다.
출자지분이 15.1%에 달하고 드림허브PFV의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를 주도해온 롯데관광개발은 현재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드림허브 출자금 1510억원 외에 지난 2011년 1차 CB(전환사채) 인수 때 226억원을 인수해 전체 투자금액은 1736억원에 달한다. 회사 자본금(55억원)의 30배의 손실을 보게 된다.
삼성물산은 건설 출자사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 지분이 6.4%로 640억원을 출자한 삼성물산은 11시 현재 전날대비 2.44% 하락한 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기관투자자들도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 기관투자가 중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한 곳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를 통해 총 1250억원을 투자했다.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도 각각 사모펀드를 통해 1450억원이 투자 된 상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수익자 정보 등이 공개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운용사에서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적어 코레일쪽 반응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드림허브PFV 부도가 확정될 경우 롯데관광개발과 삼성물산은 자본금과 CB 인수금 손실이 주가에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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