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7일 “시장이 비정상적일 때 도입된 규제를 풀어줘야 부동산시장 정상화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규제 완화 불가론자들의 주장은) 가격 급등기의 잔상이 남은 것으로 집값이 오르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공황(디프레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는 금융기관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분양가 상한제, 취득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등도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에서도 권 장관은 지난 2011년 취임당시부터 주장해온 다주택자에 대한 안좋은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 장관은 “주택소득은 오래 보유하면 생성되는 자산소득인데 외국의 양도세율은 15% 정도인데 한국은 2주택자는 50%, 3주택자는 6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높은 세금에 버거워 결국 이사를 가도 집을 줄여서 가야만 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삶의 질이 오히려 악화될 뿐만 아니라 돈이 있는 사람들이 주택 구입을 포기하면 돈이 없어 전월세를 구하는 사람들에게도 공급할 주택이 줄어드는 효과까지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권 장관은 “지난해 우리나라 건설업 종사자는 180만명 내외로 이 가운데 70% 이하가 고졸 이하의 학력이고, 이사짐, 도배 등을 업으로 하는 부동산 거래 종사자가 70만명에 달한다”며 “이들이 모두 서민인데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야 이들도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35년간의 공직생활의 마감을 앞둔 권 장관은 “사무관, 과장 시절 사표를 쓰고 싶었는데 용기가 나질 않았다”는 그는 “결국 실장 때 한 번 냈는데 7개월만에 돌아왔다. 이제는 정말로 떠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관 재임시절 가장 기억에 남을 것으로 꼽을만한 것으로는 4대강살리기 사업과 여수 엑스포라고 전했다. 권 장관은 “4대강은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며 “퇴임 후 이명박 정부 인사, 사업 주역 등과 함께 4대강 자전거길을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퇴임후 계획에 대해 “앞으로 2~3개월간은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고 싶다. 국내여행을 많이 다닐 것”이라며 “일부 대학교에서 강단에 서 달라는 요청이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권 장관은 기자들에게 고속철도(KTX) 경쟁체제 도입 추진과 관련해 “국토부와 코레일은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으로 특별한 관계여야 하는 데 왜 우리가 코레일이 싫어하는 일을 한다고 보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보라”며, “코레일과의 관계보다 국민에게 어떠한 이익이 돌아갈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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