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고객님, 1억 대출 가능하십니다"

카드·캐피털업계, 금리인하 압박에 전문직·공무원 대출 쟁탈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 직장인 이 모 씨는 최근 삼성카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신용등급이 높으니 최대 1억원까지 개인 신용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카드사에서 신용대출을 해 준다는 말에 스팸이 아닐까 의심하던 이 씨는 6~9% 금리가 가능하다는 말에 다시 귀가 솔깃해졌다. 이 정도 금리라면 은행보다도 괜찮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대출금도 최대 60개월까지 원리금 균등상환이 가능해 좋은 조건이었다.

카드ㆍ캐피털업계 등 신용대출시장에서 우량고객을 잡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프라임론'이라는 상품을 통해 우량 직장인들에게 신용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사 중 신용대출을 실시하는 카드사는 삼성카드가 유일하다. 삼성카드는 지난 2004년 삼성캐피탈을 합병한 이후 할부금융 라이선스를 획득해 삼성카드 내에서 신용대출 영업을 지속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우량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 주며 고객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2월부터는 홈페이지만을 통해 신청 가능하던 프라임론 대출을 대출 상담사를 통해서도 가능하도록 바꿨다.


캐피털사를 별도 법인으로 갖고 있는 카드사들은 캐피털사를 통해 우량 대출고객을 잡고 있다.


현대캐피탈 역시 우량직장인, 사업자,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을 해 주고 있으며, 씨티캐피탈도 비슷한 조건으로 우량고객 특화 대출을 실시 중이다.


이처럼 최근 카드ㆍ캐피탈사들이 프라임론ㆍ스마트론 등을 통해 우량 신용대출을 늘리는 것은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 때문이다.


우량 고객군의 기준은 의사, 약사, 회계사, 법무사 등 전문직 및 교육, 행정, 경찰 등 공무원 그룹에 속하는 직업군이다. 대손율이 높은 일반 신용대출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도 감당이 가능한 우량 고객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진 것.


우량 직장인에 대한 금리는 일반 신용대출 대비 10%포인트 이상 낮다. 일반적으로 우량 고객군에 대한 대손율이 일반 신용대출 고객 대비 낮기 때문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라는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 때문에 카드ㆍ캐피털 업계가 우량 고객만을 확보하려고 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며 "오히려 저신용자들은 제도권 금융기관이 아닌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프라임론이나 스마트론 대상자라며 전화를 건 뒤, 신용등급 조회 결과 금리조건이 좋지 않다며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캐피털사로부터 신용대출 영업전화를 받았다는 한 고객은 "처음에는 10% 이내의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정작 대출을 진행하려다 보니 20% 후반대의 높은 금리를 제시하더라"며 "일반 고객들에게 우량 고객이라며 영업을 시작해 속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