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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트렌드요? 꾸준해야 마젤란펀드 같은 상품 만들죠"

시계아이콘02분 20초 소요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사장

한국 펀드매니저 1세대 대표주자
단기성과보다 장기투자고객 생각해야
새 상품보다 기존 라인업 갈고 닦아 승부


[아시아초대석]"트렌드요? 꾸준해야 마젤란펀드 같은 상품 만들죠"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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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한화자산운용의 마젤란 펀드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빛깔을 가진 운용사, 투자자들에게 장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운용사를 만들고 싶었다. 자신은 성과를 요구받더라도 직원들에게는 늘 조급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든든한 우산이길 자처했다. 한결같이 서스펜더(멜빵) 차림을 고수하는 자산운용업계의 '신사',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사장을 만났다.

강신우 사장은 지난 2011년 9월 한화그룹 내 금융계열사 비중 확대라는 중대한 임무를 띠고 합병 한화자산운용의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한화투자신탁운용과 푸르덴셜자산운용 합병을 통해 한화자산운용은 단숨에 설정액 16조원 이상을 자랑하는 업계 6위 대형사로 뛰어올랐다. 채권과 파생상품에 강점을 갖고 있던 한화와 주식에서 강점을 갖고 있던 푸르덴셜운용 간 합병인데다 '펀드매니저 1세대'로서 한국투신운용의 합병을 이끌었던 강 사장까지 합류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그는 '트렌드'보다는 '한결같음'을 택했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화자산운용 본사 집무실에서 강 사장은 탁 트인 시야만큼 시원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았다. “수년 후 한화자산운용이 고유의 색깔을 가진 운용사로 성장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취임한 지 1년 반이 흘렀지만 강 사장의 포부는 취임 초기와 달라진 게 없었다.


한화그룹과 시장의 기대를 한껏 받은 탓에 성과에 대한 부담도 상당했을 터. 그러나 그는 단기 실적으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단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꾸준함에 방점을 찍었다.


펀드시장은 장기투자, 분산투자를 기본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속되는 자금 유출과 수익률 경쟁에 휩쓸리는 경향이 짙다. 실제 2007년 중국펀드를 시작으로 2011년 퀀트펀드, 올해는 중국 본토 상장지수펀드(ETF)에 이르기까지 자산운용업계는 유행에 따라 자금이 출렁이는 쏠림현상을 겪고 있다. 운용사들이 단기간에 수천억원의 자금 유입이 가능한 '대박펀드'의 꿈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강 사장은 “우리나라 펀드매니저들은 젊어서 그런지 피어프레셔(Peer Pressure:동료 집단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압력)로 인한 단기 성과에 집착한다”며 “그래서 차별화된 운용사들이 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일 시장 대비 성과가 몇 포인트 좋았는지 경쟁하고, 분기별로 이익을 비교당하다 보니 유행 상품을 내고 싶은 유혹에 휩싸인다는 것이다.


그는 “임기가 정해진 전문경영인으로서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며 “10억~20억원 이익을 더 내는 것보다 한화자산운용이 훗날 굳건한 원칙과 철학, 전통을 지닌 운용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상품 출시 직전까지 갔던 한류펀드를 접은 것도 이런 그의 원칙에서 비롯됐다. 강 사장은 “작년부터 한류가 문화콘텐츠에 상업성까지 덧입혀져 한국의 비즈니스 역량을 높이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내부에서 한화 한류펀드를 출시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모델 포트폴리오를 시뮬레이션하는 단계까지 갔지만 우리 철학과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결국 접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가장 '핫'한 테마이기 때문에 자금 유입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 투자고객을 생각하면 출시할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 사장은 “3~5년 이상 장기투자한 고객이 벤치마크보다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자산운용사의 역할 아니겠냐”고 반문한 뒤 “한류 펀드로 당장 1000억~2000억원 펀딩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지속·반복 가능한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길고 지루한 길을 선택했다”고 회상했다. 즉 1~2년 단기성과가 높아 그해의 자산운용사로 기억되기보다는 전 구간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내는 편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담담한 말투에서 '마젤란펀드'를 만든 '피터 린치'가 연상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까. '피터 린치'를 미국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인물로 만든 '마젤란펀드'는 1977년에서 1990년까지 13년의 운용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수익률 상위권에 랭크된 적이 없다. 대신 꾸준히 연 30%의 수익률을 냈다. 그러나 이것이 13년간 누적된 결과는 2700%라는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낳았다.


강 사장이 추구하는 방향도 '피터 린치'와 다르지 않다. 그는 앞으로 한화자산운용의 운용방향을 묻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규 펀드를 출시하기보다는 기존 상품 라인업을 재정비해서 대표펀드로 내놓겠다”고 답했다.


강 사장의 한결같음은 옷차림에서도 드러난다. 1996년부터 착용해온 서스펜더는 이미 강 사장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1996년 외국계 회사에 잠시 몸 담았을 때 서양사람 한두 명이 하고 있는 것이 좋아보여 착용한 지 벌써 16~17년이 됐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봤던 사람들도 요새는 세련됐다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내 차별성으로 여겨줘서 좋다.” 한두 개씩 사 모은 서스펜더는 어느새 40~50개까지 늘어났다.


지난 1년6개월간 경영성적에 대해 “75점”이라고 답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격한 강 사장. 그에게 향후 계획을 물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설정액 규모로 현재 업계 3위다. 앞으로는 질적인 측면에서나 경쟁력 측면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소연 기자 nicks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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