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진작·우상화 지속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16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앞두고 북한 내부는 긴장하는 가운데 고무된 분위기다.
지난해 장거리로켓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강행한 북한은 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했다며 한껏 고무된 상태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일제히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추가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까지 제기돼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당 제1비서의 명령이라며 50여명에 달하는 군 장성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군 인사는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이자 북한의 국경일인 광명성절을 앞두고 군부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후 첫 광명성절인 지난해 이맘때에도 장성급 인사를 단행한 적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일 생일을 맞아 약식열병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김정일이 살아있었다면 70회 생일인 만큼 성대하게 치렀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과 두달 전 죽은데다 후계자 김정은이 당과 군, 내각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때라 큰 특이동향 없이 보냈다. 당시 북한 지도부는 김정은에게 충성맹세를 하며 3대세습을 확고히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올해는 김정일의 유훈으로 알려진 장거리 로켓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어 '축하'분위기 속에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12일 3차 핵실험을 강행한 후 무력도발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적이 있어 안보부서는 추가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국지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당국자는 "김정일 생일과 관련해 아직 특이동향이 발견된 건 없지만 핵실험 이후 긴장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대내외 매체를 통해 광명성절 띄우기에 나섰다. 지난해 말 장거리로켓 후 최근 핵실험까지 국제사회가 일제히 비난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영원한 태양의 축복'이라는 기사에서 "인민을 위해 탄생했다" "절세의 애국자" 등의 표현을 써가며 김정일을 찬양하는 등 김정일 관련 기사로 지면을 메웠다.
최근에는 김정일 생일기념 우표를 발행하고 주민을 상대로 관련영상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등 우상만들기에 한창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생일과 같은 이벤트를 통해 체제를 단속하는 한편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 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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