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은 이번에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진행했다. 과거 1ㆍ2차 핵실험 때와 닮았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은 그동안 예고됐었다. 지난 1, 2차 핵실험일자를 보면 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은 예고 6일 만에, 2차 핵실험(2009년 5월 25일)은 예고 26일 만에 각각 단행됐다.
특히 북한이 2차 핵실험을 1차 핵실험 2년7개월 만에 실시했고, 이후 4년이 다 돼가도록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 점에서 핵실험은 불가피하다고 북한전문가들은 예측했었다. 여기에 자체적인 핵무기 소형화 등 프로그램 일정상 미루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이런 예상에 힘을 보탰다.
3차 핵실험을 처음 예고한 기관은 지난 1, 2차때와 같이 외무성이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에 반발하며 지난달 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예고한 지 20일 만에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당시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제재압박책동에 대처해 핵 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핵실험을 예고했다.
2006년 1차 핵실험 당시 북한 외무성은 10월3일 "(2005년 2월의) 핵무기 보유선포는 핵실험을 전제로 한 것이다. 미국의 핵전쟁위협과 제재압력책동은 우리로 하여금 핵 억제력 확보의 필수적인 공정상 요구인 핵실험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며 "과학연구부문에서는 앞으로 안전성이 담보된 핵실험을 하게 된다"라고 발표했다.
2차 때도 북한은 핵실험을 예고한 지 한 달 이내에 실제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2009년 4월 29일 유엔 안보리가 의장성명을 채택한 데 대해 "즉시 사죄"하지 않으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다음 달 25일 북한은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의 핵실험은 모두 장거리로켓 발사에 이어 이뤄졌으며 장거리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시행됐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북한이 2006년 7월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직후 유엔 안보리는 결의 1695호를 채택했다. 이에 맞서 북한은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지 약 3개월 만에 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2009년 4월 북한이 장거리로켓 '은하 2호'를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는 의장성명을 채택했으며 북한은 장거리로켓 발사한 지 50여 일 만에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번 3차 핵실험도 북한의 지난해 12월12일 장거리로켓 발사 두 달 만에 전격 이뤄졌으며 지난해 장거리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2087호에 대한 대응조치로 강행했다는 점에서 1ㆍ2차 때와 닮았다.
한편, 1차와 2차 핵실험은 플루토늄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번에는 고농축우라늄(HEU)이나 플루토늄과 HEU를 함께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1차 핵실험 당시 오전 10시 35분께 지진파가 감지됐으며 2차 핵실험은 오전 9시54분께 감지됐다. 이번 핵실험은 11시 57분께 지진파가 관측됐다.
양낙규 기자 if@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