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12조 규모 태국물관리공사 유리한 입지 구축
한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도 공사 순조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해외건설 르네상스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의 늪을 헤매는 상황에서 플랜트, 도시설계, 물관리 사업 등 고부가가치 부문에서 매머드 프로젝트 수주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수주 대형화 추세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여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가 목표로한 올 해외건설 수주고 750억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오는 4월 최종 입찰대상자가 선정되는 태국 통합물관리사업 국제 입찰에서 10개 전 프로젝트 부문 최종우선협상자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2011년 대규모 홍수 피해를 겪은 태국 정부가 공사비 약 12조원을 투자해 25개 주요 강의 물 관리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공사다. 특히 태국 북부 지역에서 시작해 방콕을 거쳐 바다로 흘러가는 1200km 짜오프라야 강 주변에 방수로와 둑을 지어 수위 조절 능력을 향상하는 게 핵심이다. 4대강 사업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해 온 수자원공사가 상당수 프로젝트에서 최종 수주업체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초 3~4개 정도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했던 정부는 5개 이상으로 목표치를 늘려잡았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지난해 홍수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현지에서 경쟁력이 조금 뒤쳐지는 분위기"라며 "중국이 공격적으로 움직이는게 신경이 쓰이지만 5개 프로젝트 정도는 수주할 수 있도록 최종 낙찰자 선정까지 치밀하게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태국 물관리사업 프로젝트 절반을 따낸다면 연간 수주목표치의 7.3%(약 55억달러)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건설이 이라크에서 진행중인 77억5000만달러 규모 비스마야 신도시건설 프로젝트도 순항하고 있다. 김승연 그룹 회장의 경영공백에도 불구, 공사인력 2만6000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는 등 건설사업 속도를 내는 중이다. 3월 베이스캠프 완공 즉시 사업단 전체가 현지로 건너가 정수처리장 및 하수처리장 공사와 부지조성 작업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전후 재건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비스마야 신도시는 총 1830만㎡ 부지에 8개지구, 58개 단지, 839개 빌딩이 세워지며 총 10만가구의 국민주택이 들어선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주택 건설 프로젝트는 오는 12월 주택건설공사가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카자흐스탄과 UAE에서 각각 수주한 '발하쉬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사업(25억1500만달러)와 '타크리어 카본 블랙&딜레이트코커 프로젝트'(24억7700만달러)도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4분기 쿠웨이트에서 '셰이크 자버알 아흐메드 코즈웨이' 해상가교 건설(20억5500만달러) 수주해 대형 프로젝트 수주 대열에 동참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정부 후원아래 186억달러 규모의 UAE 원자력발전소 공사를 따낸 이후 대형 해외건설 사업 수주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연 700억달러를 넘어 750억달러 안팎까지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해외사업의 대형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세계 선진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등 수익성은 높이고 리스크는 분산시키는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 상당수가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국내 업체간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기술력을 제고하면서 저가 수주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와 신뢰도 상실 등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 1월 해외수주 건설공사 금액은 27억8600만달러로 작년 같은달보다 83%나 많은 실적을 올렸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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