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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전, 이동국-박주영 '공존'은 왜 부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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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전, 이동국-박주영 '공존'은 왜 부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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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포기해야 하는 카드일까, 아직 온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일까. 이동국-박주영 '공존 프로젝트'를 향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런던 크레이븐 커티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했다. 이동국과 박주영은 지난해 2월 쿠웨이트전 이후 1년여 만에 동반 출격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경기를 마쳤다. 후반 19분 상대 수비의 방심을 틈탄 이동국의 기습적인 발리 슈팅 외엔 이렇다 할 득점 기회조차 없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둘의 부진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속절없이 무너진 수비. 이정수는 A매치 데뷔 이래 최악의 경기란 평가를 받았다. 대인방어도 문제였지만 커버플레이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그로 인한 수비 하중은 최재수-신광훈 두 풀백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전반 40분 다리오 스르나를 완전히 놓치며 실점한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전 당시 고요한-박주호가 흔들릴 때와 흡사했다. 곽태휘마저 잔실수를 반복했다.

수비진의 부진은 대표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자연스레 뒷걸음질을 하게 만들었다. 경기 초반 번뜩이던 공격이 수비 집중력을 잃은 전반 20분부터 사라진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들어 이동국-박주영 투톱을 가동했다. 크로아티아의 거센 공세에 수비가 붕괴된 상황. 미드필더를 한 명 줄이는 건 적절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2선에서부터의 수비 부담이 커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최 감독이 투 스트라이커 실험을 한 이유는 '실험'에 있었다. 다가올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상대팀이 극단적 수비로 맞설 공산이 크기 때문. 경기를 내주지 않으려는 팀을 맞아선 투톱을 활용한 공격이 힘을 발휘해야 한단 생각이었다. 더구나 월드컵 예선에 앞서 이를 점검할 기회는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그는 "원 톱 체제는 오늘처럼 치고받는 경기에선 좋지만, 밀집수비 상황에선 최전방 공격수가 고립되기 쉽다"라고 지적했다.


크로아티아전, 이동국-박주영 '공존'은 왜 부진했나


문제는 예상대로 후반에도 수비가 악화일로를 걸었단 점이다. 이정수가 빠지고 정인환이 투입됐지만, 투톱으로 인해 중원은 도리어 엷어졌다. 크로아티아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2선과 3선 사이 벌어진 간격을 줄기차게 파고들었다. 이 때문에 박주영과 이동국은 온전히 공격에 집중하지 못한 채 중앙선 아래로 자주 내려와야 했다.


공격의 주축에 선 해외파들이 대표팀에서 투톱 체제를 거의 소화한 적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구자철은 "투톱으로 공격진이 재편되면서 전체적으로 흔들렸다"며 "앞으로 준비를 잘 하면 되지만 생소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팀 전체의 전술 이해도가 부족했단 뜻이다.


이동국-박주영의 공존 가능성을 실험하기에 주어진 상황은 여러모로 좋지 못했다. 최강희호 출범 이후 겨우 두 번째 동반 출전이었기에 '실패'라고 낙인을 찍기엔 섣부른 감이 있다. 하지만 이전에도 둘의 호흡은 엇박자였다. 둘이 한 경기에서 동시에 득점한 경기는 2005년 쿠웨이트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골을 합작해낸 경기도 2006년 앙골라전이 유일하다. 그만큼 파괴력은 기대 이하였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극단적으로 말해 박주영-이동국을 빼는 게 낫지 않나"란 날선 질문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이동국과 박주영은 현 대표팀 상황에서 결코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이동국은 최근 4년 동안 125경기에서 78골을 넣었다. 국내파 중에선 단연 최고 공격수다. 박주영 역시 월드컵과 올림픽을 통해 검증된 공격자원이다. 아울러 둘은 김신욱, 지동원, 손흥민 등 신예들보다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 다가올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특히 최 감독의 말대로 상대가 밀집수비로 나섰을 땐 투톱으로 공격 숫자를 늘려 수비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 최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둘의 조합을 실험할 마지막 모의고사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제 결단은 오로지 최 감독의 몫이다. 이동국-박주영 공존에 대한 가능성을 품을지, 혹은 다른 대안을 찾을지 결정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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