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지표 악재도 여파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주요 기업들의 우울한 실적 지표가 하락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독일 실업률 하락' 호재는 장중 낙폭을 축소시키는 재료로 활용됐다.
31일(현지시간)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 대비 0.73%(46.23포인트) 하락한 6276.88에 거래를 마감했다. 프랑스 CAC40지수와 독일 DAX3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87%(32.92포인트), 0.45%(35.26포인트) 내린 3732.60, 7776.05를 기록했다.
토비 냉글 트레드니들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6개월 동안 우리는 주식시장의 큰 재평가를 경험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할만한 '실적의 힘'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은 앞으로도 비관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이날 영국의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순익과 실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큰 낙폭을 기록했고, 산탄데르 및 로얄더치셸그룹은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하회해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독일의 지표 호재는 낙폭 축소 재료로 활용됐다. 이날 독일 연방 노동청은 1월 실직자수가 1만6000명 줄어든 292만명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실업률도 10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 6.8%를 기록했다.
아나톨리 아넨코브 소시에뜨 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고용시장이 좋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급여 수준은 상당히 좋고 물가상승률은 하락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소득이 증가해 국내 수요가 올 1·4분기 독일의 경기 팽창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지난주(1월20일~1월2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소식도 '계절적 변동성에 따른 현상'이라는 전문가들의 설명에도 불구, 유럽 주요국 증시의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3만8000건 증가한 36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35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최근 2주 동안 하락(누적 기준)한 4만5000건에 맞먹는 수치다.
라이언 스위트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상승은 위험 신호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그 이유는 상당 부분이 계절적 변동성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지표는 고용 시장의 약화를 의미하지 않고, 사실 다른 자료들을 살펴보면 고용 시장이 상당히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