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해 채권시장에서 역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본 펀드매니저가 “너무 늦기 전에 안전한 선진국 국채를 팔고 나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글로벌 자산운영사 플랭클린 텀블턴 투신운용의 마이클 하젠스탑 수석 부사장(39)은 31일자 영국의 유력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기준금리의 인상은 장기 국채 보유자에게 손실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하젠스탑 부사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국채매입프로그램이 없었다면 미 국채의 수익률은 훨씬 높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지만 우리는 디플레이션의 덫에 빠지진 않았다”면서 “(경제가)안정됐다거나 다소 나아졌다는 기대감이 어디에도 디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 경제와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2% 아래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하젠스탑 부사장은 지난해 조심스런 낙관론과 터무니없는 자신감으로 뛰어난 투자 기록을 세웠다. 진퇴양난에 빠진 아일랜드와 헝가리 국채를 공격적으로 사들여 두 나라의 경제 위기 회복에 일조했다.
그는 최근 선진국 국채에 대한 리스크 기반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660억 달러 규모의 템플턴 글로벌 채권펀드를 사전에 조정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과 같은 신흥 시장의 단기국채를 2.5~3%의 수익률로 사들인 것이다. 오랜기간 환율의 움직임으로부터 수익이 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하젠스탑은 “한국은 금리 강점을 갖고있다”며 “우리가 달러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5년만 기다린다면 달러 가치 대비 원화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젠스탑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선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양정완화 효과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상승세가 신흥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낙관론을 유지했다. 그는 "중국에선 모든 것이 폰지사기(다단계성 사기 투자)라고 믿는 사람들에 의한 중국 비관론이 많다"면서 "그것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나는 믿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하젠스탑은 중국 정부의 과도한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성장세를 계속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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