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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답답한 인수위는 처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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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바라기 인수위..국정 어젠다 설정 무소식..야당과의 접촉도 없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세상에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처음 봤다."


박근혜 18대 대통령의 인수위 운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공약 이행 방안 마련에 그치는 등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소외 계층 배려ㆍ국민과의 소통에도 소홀해 '국민대통합'을 지향한 박 당선인의 인수위 답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과거 정권 이양기에 설치된 인수위는 차기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총리 등 내각과 주요 기관 인선, 차기 대통령이 추진할 주요 시책(국정 어젠다) 선정, 공약 이행 방안 점검, 정부조직체계 개편 등을 담당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선거 뒤 약 두 달간의 기간 동안 가동되는 동안 인수위 안팎에선 온갖 권모술수와 복마전이 펼쳐졌다. 당선인 측근들의 헤게모니 다툼이 펼쳐져 종종 파열음이 났다. 정부 부처ㆍ경제단체 등 주요 이익 단체ㆍ시민사회 단체 등 온갖 각계 각층에서 인수위에 줄을 대려는 노력이 치열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인수위는 과거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해 정부를 인수ㆍ인계할 여지조차 없었던 군사정권 시절에 비해 민주화 이후 투표에 의해 선출된 차기 대통령이 공식적인 절치와 방법에 의해 정권을 넘겨받는 '민주적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번 인수위는 단순한 공약수행 방안 마련을 위한 '오피스' 정도의 기능을 하고 있다. 대통령이 차기 정부에서 시행할 주요 국정 어젠다 설정에 대한 논의는 아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수위가 정한 5단계 업무 프로세스 어디에도 과거 정부의 행정 수도 이전ㆍ한반도 대운하 등 대통령의 철학ㆍ공약 등을 반영한 국정 어젠다 마련에 대한 논의는 없다. 부처업무보고→분과위 검토작업→분과위에서 국정기획조정 분과위 제출→국정기획조정 분과위 총괄 종합→당선인 보고 등의 일정은 공약 이행 방안ㆍ주요 현안 점검과 대책 마련 등에 그칠 뿐이다.


이러다 보니 인수위는 정치권, 특히 야당과의 접촉이 전혀 없다. 출범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최근 여당인 새누리당과의 당정간담회만 있었을 뿐 가장 걸림돌인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없었다. 당장 새정부 출범을 위한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처리해야 할 법안이 1000여 개에 달하지만 야당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움직이는 인수위나 당선인의 활동이 있었거나 예정돼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고 있다.


전문가ㆍ보조 인력으로 구성된 인수위는 도시 빈민ㆍ농민ㆍ노동자 등 소외 계층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제안을 접수하겠다며 설치한 인터넷 게시판은 '접수'와 '검토'만 하고 있을 뿐이다. 김용준 총리후보자 자진 사퇴 등 인사 실패는 이같은 폐쇄적ㆍ제한적 인수위 운영에서 비롯된 돌발 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당선인이 인수위와 개방적 인사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수첩에 의지해 소수 측근과 진행한 인사이니 당연히 탈이 날 수 밖에 없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인수위 내부에 박 당선인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인사가 극히 드물다는 비판도 나온다. 말 잘 듣는 전문가들 일색으로, 전부 박 당선인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5일부터 진행된 인수위 분과별 업무보고에서 박 당선인이 1시간 넘게 홀로 나서 논란이 있는 공약 사항에 대해 "내가 약속했으니 여러분들이 지켜야 한다"고 사실상 '지시'한 장면은 인수위가 박수위(박근혜만 쳐다보는 인수위)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역대 정권 인수위에 참여했던 인사들과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 달여 남은 기간 동안 인수위가 차기 정권 국정 어젠다 설정, 국민과의 소통, 개방적 인사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행정연구원 서원석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인수위 역할과 기능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기존 정부의 경우 인수업무에만 치중해 정략적 대통령직 수행을 위한 어젠다 설정 및 관리에 대한 업무가 미흡했다"며 "청와대 및 정부 각 부처에서 수집해온 정보를 분석, 새 행정부 초기 100일 동안의 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인수위 내에 정책조정본부 신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었다.


참여정부 인수위에 참여했던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는 "현재 인수위 구성을 보면 굉장히 유순한 사람들이 많아 박 당선인의 공약 중 실천가능한 공약을 정리하는 정도에 그칠 것 같다"며 "대선때 당선인이 내건 핵심 공약 같은 '대통령 프로젝트' 같은 경우 정부의 여러 부처를 가로질러 추진해야 하고 대규모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이번 인수위는 그런 점에서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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