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비갱신형 상품, 보장범위 줄여 판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당국이 온라인보험상품에 대해 갱신 금지와 보장내용 축소를 골자로 제도개선을 추진중이다. 보험사들이 온라인판매채널에 높은 관심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보험계리실에 온라인전용상품태스크포스팀(TFT)을 조직했다. 이 TF엔 대형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6곳이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2주마다 모여 온라인보험상품 제도 개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 영역은 온라인판매채널을 가동해왔다. 금감원이 최근 들어 이 같은 TF를 가동한데는 생보사들의 온라인시장 진출이 계기가 됐다. 교보생명이 온라인보험 자회사를 만들겠다고 발표한데다 한화생명도 온라인판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KDB생명은 암 및 어린이보험을 인터넷환경에 맞게 선보이기도 했다. 생명보험상품이 손해보험상품보다 구조가 복잡한 만큼 일단 제도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온라인전용상품TF의 기본적인 취지는 '상품 구조가 간단하고 불완전판매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한구 금감원 보험계리실 팀장은 "온라인보험은 대면채널이 아닌 만큼 소비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높다"면서 "이 같은 불안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쉽게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TF가 현재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방안은 '갱신형 상품 판매 금지'와 '보장내용 제한'이다. 갱신형 상품은 갱신 시점에 연령 등의 변화로 인해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큰데다 비갱신형 보다 보험료가 비교적 높다. 이를 비갱신형으로 만들면 보험료를 낮추면서도 설계사의 도움 없이 온라인에서 가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갱신을 하지 못할 경우 보험을 새로 가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자칫 자격 요건 불충분으로 아예 가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비갱신형으로 하되 보장기간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TF는 온라인보험의 보장범위를 5개 이하로 줄이는 안도 검토중이다. 보장내역이 많아질수록 보험료가 오르고 상품 설계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인 방향은 맞지만 어린이보험의 경우 부모들이 가급적 다양한 보장을 담기를 원한다"면서 "다른 상품과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애로사항을 밝혔다.
TF는 이외에 세제적격연금상품, 종신 및 정기보험 등이 온라인판매채널에 적합한 상품으로 보고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보다 다소 설계가 복잡한 암보험과 어린이보험에 대해서는 불완전판매 방지 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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