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저형 빗살무늬토기, 일본 ‘죠몬’, 중국 ‘채색’ 토기와 함께 아시아 대표성 충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강동구(구청장 이해식)가 사적 제267호로 지정돼 있는 서울 암사동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서울 암사동 유적은 약 6000년 전으로 추정되는 신석기 시대 사람들의 주거 원형이 남아있을 뿐 아니라 빗살무늬 토기의 전형성 등 당시 생활상이 잘 보존된 곳이다.
우리나라 중부 지역 신석기 시대를 대표 유적으로 손꼽히는 이유다.
서울 암사동 유적은 그동안 귀중한 보존 가치에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강동구는 지난 1988년 움집 발굴 현장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전시관을 일반에 공개한 데 이어 2010년에는 선사체험마을을 조성하는 등 서울 암사동 유적 보존과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 강동구는 올해부터 서울 암사동 유적 가치를 전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세계유산 등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강동구가 지난해 말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배기동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암사동 유적에서 나온 첨저형 빗살무늬토기는 신석기 시대 생활예술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며 “인류의 예술 진화상 획기적인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죠몬 토기’, 중국 ‘채색 토기’와 더불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토기 문화로서 세계유산 등재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토론에 함께한 임효재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와 지건길 전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암사동 유적의 학술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다른 신석기 유적군(양양 오산리 유적, 부산 동삼동 패총)과 연계해 등재를 추진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강동구는 강원 양양군과 부산 영도구 및 부산시립박물관 측에 세계유산 공동 등재 추진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는 이미 인천 강화군과 전남 화순군, 경남 고창군의 ‘한국의 고인돌 유적’을 세계유산으로 공동 등재한 사례가 있다.
일본에서도 여러 지역의 죠몬시대 유적들을 한데 묶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최종 등재를 목표로 한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계유산으로 등재되려면 먼저 우리나라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이후 문화재청과 협의 등 절차를 거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신청하면 회의를 거쳐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국가 당 1년에 1곳만 신청이 가능할 정도로 평가 기준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다년간의 충실한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다.
김지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세계유산 전문관은 “학술 연구에 기반해 유산으로서의 ‘탁월한 보편 가치’를 정확히 보여주고 보존관리 전략과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심층적인 학술 연구 및 세미나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고 조언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서울 암사동 유적의 세계유산 등재는 신석기 시대를 재조명함은 물론 문화 서울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 서울시와 지원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공동 등재에 해당하는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의함으로써 세계유산목록에 반드시 올리겠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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