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환율 변동폭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초청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최근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하고 있는데 환율 변동폭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도록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앙은행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한편에서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외환 건전성 조치 등 규제 정책을 통해 변동폭이 어느 정도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총재는 현재의 원화 강세가 과거에 비해서는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최근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제한적"이라며 "몇몇 산업에서는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세계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교역물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수출의 증가폭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일본 엔화의 약세도 그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외환시장 안정으로 위해서 "외자 유출입 확대 시 외환부문 거시건전성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등 시장 안정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 조치 강화 등이 글로벌 자금흐름에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요인이 우리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총재는 국내 경기 회복에 중점을 두고 올해의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임을 밝혔다.
김 총재는 "통화신용정책은 물가안정기조를 확고히 유지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운영할 것"이라며 "또 필요할 경우 경기회복의 모멘텀 확보를 위해 재정의 경기대응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해결해야 하는 최우선 과제가 경기회복이며, 이를 위해 통화정책 또한 적절한 방향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또 "모든 금융위기의 밑바탕에는 실물경제의 위기가 존재한다"며 결국 실물경제의 회복이 현재의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해법임을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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