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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마초걸 '희숙대리' 빵빵 터뜨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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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뭐래니 뭐래니!"를 연발하는 '희숙대리'는 갑을 컴퍼니의 유일한 홍일점이다. 47세 노처녀. 그녀가 사무실에 등장하자 부장님, 과장님도 긴장한다. 심지어는 뇌물(신입사원 칫솔 등)을 바치며 환심 사기에 급급하다.


예전엔 '쭉쭉빵빵'(?)한 베이글녀 사원에게 열광했을 법한 상사들이다. 이름이 '히스테리'처럼 들리는 그녀는 사무실이 울려퍼지도록 "짜증 짜증나"는 목소리로 어린 남자 사원에게 '질퍽거리기'를 서슴지 않는다. 그런 '희숙대리'는 우리를 주말 저녁 '개그콘서트'앞으로 불러내 뚱뚱한 몸매를 흔들며 '빵빵' 터뜨린다.

우리가 열광(?)하는 희숙대리는 어느 회사엘 가나 한사람씩 꼭 있다. '희숙대리 신드롬'이 전혀 낯설지 않은 배경이다. 그녀는 회사 내부 사정을 가장 많이 파악하고 있으며, 모든 업무를 꿰뚫고 있다. 때로 갈등과 분쟁의 조정자 노릇도 한다. 희숙대리는 사내의 의사결정, 소통 창구, 여론 형성, 각종 정보 등 인프라를 쥐고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따라서 희숙대리는 마초걸의 상징이다. 마초걸은 이미 직장내에서 무시못 할 존재다. 한동안 대세였던 '베이글녀'를 대체할 정도로 위세가 만만치 않다. 그녀들은 남자를 휘어잡고, 심지어는 군림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사무실 한 복판에서 제모를 할 만큼 거침 없다. 내숭으로 똘똘 뭉친 베이글녀에게조차 당혹스러운 여성이다.

따라서 마초걸은 베이글녀와의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마초걸 입장에서 베이글녀는 적일 수밖에 없다. 희숙대리에겐 S라인을 뽐내는 베이글녀가 달가울 리 없다. 일에는 관심 없고 외모 가꾸기와 성형, 다이어트에 열중인 베이글녀가 한심한 건 당연한 일이다.


베이글녀는 직장 등 남성 지배구조안에서 성적 매력을 무기로 생존 가능성을 높여왔다. 엄밀히 일로 승부해야하는 직장에서 성적 매력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마초걸에게 있어 베이글녀는 열심히 일하는 풍토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성적 매력이 조직 질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초걸은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일하고 , 외모를 떠나 자기 능력에 따라 인정받고 싶어한다. 따라서 외모나 성적 매력은 덜 중요하다.


과거 직장 내에서 섹시한 여성이 살아남을 확률은 높았다. 취업에서도 유리했다. 한 예로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외모가 취업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 몇년전 예비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성형외과의 조사에서 98%가 "외모가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으며 기업 인사 담당자 94%가 채용시 "외모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또 여성들조차도 '외모는 필수이며 상대방의 피부나 몸매를 통해 생활수준도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할 지경이다. 이렇게 외모를 무기로 사회에 진입한 베이글녀들은 소비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며 한동안 대세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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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걸은 1인가구의 증가, 만혼 등 우리 사회의 변화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현상이다. 또한 전문성과 경제력을 갖춘 미혼의 '골드미스'가 새로운 형태의 여성성으로 진화했다는 해석도 있다.이들은 사회적 금기였던 '출산'에서도 과감한 태도를 취한다. 2011년 결혼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출생자는 9959명. 그만큼 결혼 자체를 기피하고 유럽식 동거 출산이나 자발적 싱글맘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싱글맘의 증가는 분명 사회 변화와 역행하는 것이다. 김용섭 사회문화 비평가는 "사회적 흐름이 혼외 출생자, 싱글맘을 바로 보는 시선을 완전히 긍정적인 태도로 바꿨다고 할 수 없지만 지난 대선에서도 나타났듯이 육아 및 주거 등 싱글맘에 대한 정책적 반영 및 지원은 더욱 확대될 태세"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제 남성들조차 '희숙대리'를 단순한 신드롬 정도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규성 기자 peac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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