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은 OECD 1위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우리나라의 복지지출 비중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지출 증가 속도는 가장 빨랐다.
26일 보건사회연구원의 '2012 OECD 공표로 본 우리 사회복지지출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비중은 9.4%였다. OECD 평균인 22.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30개 회원국 중에서는 멕시코(8.2%)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보고서는 지난달 15일 OECD가 공표한 경제위기 이후 사회복지 지출 통계를 인용했다. 이 통계수치는 기존 회원국들의 사회복지지출 통계에 2008년, 2009년 수치를 업데이트하고 2012년까지의 전망치를 덧붙인 것이다.
복지지출 1위 국가는 프랑스로 GDP 대비 32.1%를 복지에 사용했다. 덴마크와 독일, 영국도 복지지출 비중이 높았다. 이들 국가의 복지지출 비중은 각각 30.2%, 27.8%, 24.1%였다.
우리나라는 복지지출 비중은 낮았지만 복지지출 증가율은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 20년간 연평균증가율은 16.6%로 OECD 평균인 5.2%의 3.2배에 달했다. 지출액에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사회복지지출 증가율은 37%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인 10%에도 크게 웃돈다.
복지지출 형태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현물급여가 현금급여보다 많았다. OECD 전체로는 현금급여 지출이 12.6%로 현물급여 9%보다 많았다.
현물급여는 의료서비스·교육·음식·주택 등 공공재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복지국가 발전 초기에 주로 나타난다. 현금급여는 근로층의 소득지원 등 수급자의 효용을 극대화하고 선택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복지가 성숙했다고 인식되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 등은 현금지출이 현물을 앞질렀다. 멕시코·아이슬란드·호주 등 복지지출 비중이 낮지만 지출 증가율이 높은 나라들은 현금지출보다 현물지출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핵가족을 지원하는 가족급여지출 비중도 낮았다. GDP 대비 0.8%에 불과해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노인인구에 대한 지출비중 역시 OECD 평균인 40%에 크게 밑도는 25%로 하위권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과 2005년의 노령인구 증가율과 GDP 대비 연금지출 비율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만 향후 연금지출 증가율이 65세 이상 노령인구 증가율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됐다. 다른 나라는 연금제도가 이미 성숙된 반면 우리나라는 연금제도가 성숙되는 과정에 있고 고령화 속도도 빨라 연금재정이 이중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보건사회연구원 고경환 연구위원은 "저출산이나 가정과 일의 양립을 위해 가족 영역의 복지지출 확대가 필요하다"며 "이번 통계내용에 따라 사회복지지출의 내실화를 다지고 투자 우선순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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