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이지만 그라운드는 여전히 뜨겁다. 스토브리그부터 10구단 창단 승인까지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 이상인지도 모른다.
과거 프로야구의 겨울은 대체로 조용하게 넘어갔다. 간간히 들려오는 억대 연봉 계약이 화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올해는 다르다. 다양한 이슈들이 야구팬들을 거듭 놀라게 한다. 여기에는 대다수 야구인들이 희망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10구단 창단 승인도 포함된다.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2012년 12월 11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정확히 31년 전인 1981년 12월 11일, 한국야구는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다. 이를 총괄 관리하는 사단법인체 KPBC(오늘날 KBO)가 출범, 프로야구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그렇게 출발한 프로야구는 올해 715만 관중의 대박을 터뜨렸다. 10구단 창단 승인으로 천만 관중 시대까지 내다보는 형국이다.
경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리그 간판투수 류현진(LA 다저스)이 프로야구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 몸값은 야구인 모두가 놀랄 정도였다. 포스팅과 연봉을 더한 총액은 무려 6773만 7737달러 33센트.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 1억1170만3411달러),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 1억 311만 1111달러 11센트)에 이어 역대 포스팅 3위다. 그 사이 한국야구의 위상은 크게 뛰어올랐다.
무엇보다 글쓴이는 이 글을 통해 구본능 KBO 총재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진정한 야구인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줬다. 그는 높은 자리에 앉아 군림할 줄만 아는 수장이 아니었다. 야구계의 모든 일을 직접 해결하려 나섰고 성공적인 매듭이 무엇인지를 직접 보여줬다. 이에 야구인 모두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축제의 마무리인 골든글러브 시상식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프로야구의 2012년은 막을 내리고 있다. 이제는 야구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에 야구인들이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KBO도 다르지 않다. 누구보다 12월을 바쁘게 보내고 있겠지만 2015년까지 리그 구조가 자리를 잡도록 설계에 공을 기울여야 한다. 10구단 심사 역시 마찬가지다. NC 다이노스의 창단 지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 유치 기업 및 도시 선정에 있어 잡음 없는 매뉴얼을 제시해야 한다.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야구장 건립과 중계채널이 요구되는 상황에 따른 효과적인 대응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올 겨울 발생한 굵직한 사건들은 대부분 야구팬의 힘으로 해결됐다. 12월 19일의 대선도 같은 맥락이라 본다. 국민이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여왔다면 충분한 지지를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국민들도 이를 함께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프로야구가 10구단 시대를 열었듯 대한민국은 충분히 큰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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