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맹추위도 꺾지 못한 광화문 '노란물결'

시계아이콘02분 23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영하 10도 추위에 지지자 3만여명 운집... 文 위해 야권인사 총출동

맹추위도 꺾지 못한 광화문 '노란물결' 출처:문재인 캠프
AD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18대 대선을 11일 앞둔 8일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광장은 노랑과 초록의 물결로 출렁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집중 유세가 벌어진 현장이었다. 이날 야권 인사들은 민주통합당의 상징색인 초록색과 노무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소품을 갖춰 입고 광화문 광장으로 총출동했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노래도 부르고, 편지도 읽으며 분위기를 띄웠다. 평소 정치적인 이유로 대중 연설을 기피했던 인사들까지 문 후보의 유세에 합류해 “국민후보로 정권교체를 이뤄내자”며 한목소리를 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유세의 첫 포문을 열었다. 자신을 ‘와락 센터 엄마’라고 소개한 정 박사는 “문안(文·安) 드림을 기다리는 동안 초조하고 실망하셨죠”라면서 “자기 신념을 위해 온 삶을 던진 사람들의 절박함에는 이정도 치열함은 당연하다”며 단일화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문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을 위로했다.

이어 변영주 영화감독과 배우 김여진씨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변 감독은 “40대 후반 기성 세대로서 20대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학살자를 국회에 세우는 것이 민주주의 완성인줄 알았다. 지금와서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철탑위에 올라간 분들이 직장으로 돌아가야 완성된다”면서 “그분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갖고, 밤에 가족들과 영화라도 보는 여유가 있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지지를 위해 ‘희망버스’를 탔던 배우 김여진씨는 자신의 아기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4살 아이가 유치원 입학 경쟁을 벌이는 현실이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아이가 자라서 위로 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호소했다.
 

맹추위도 꺾지 못한 광화문 '노란물결'


평소 군중 앞에서 갖는 연설에 나서지 않았던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이날 무대 위에 뛰어 올랐다. 진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는 정권교대가 아니라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면서 “문 후보는 민주당만의 후보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후보고 국민의 후보”라며 문 후보를 치켜세웠다. 그는 “문 후보 곁에 안 전 후보가 있지만 박 후보 곁에는 이회창, 이인제에 이어 심지어 김종필, 김영삼도 있다”며 “리사이클링(재활용)은 환경에는 좋지만 정치환경을 오염시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록색 목도리를 착용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힘을 보탰다. 파워포인트 자료를 준비한 조 교수는 “참여정부의 최대 실패는 이명박 정부를 낳은 것”이라면서 “그 실패를 경험한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만들것인가. 박근혜-이회창-김종필이냐 아니면 문재인-안철수-심상정이 우리의 미래냐”고 외쳤다. 또 “이번 선택을 잘못하면 5년의 미래를 박근혜, 이회창, 이인제, 김영삼이 이끌 것이다. 참으로 끔찍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아직 (박 후보를) 이기지 못했다”라고 전제한 뒤 “이기려면 여기 오신분들이 1명당 10명씩 혼신의 힘을 다해 뛰어야 12월 19일 이자리에서 다시 환호하면서 대통령 문재인을 외칠 수 있다”며 유세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조 교수를 이어 문성근 전 최고위원이 진지하면서도 힘있는 지원 유세를 하자 분위기는 점차 고조됐다. 문 전 최고위원은 안 전 후보를 향해 “정치권의 분열을 속수무책으로 보던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결단을 해줘서 고맙다”면서 “더 이상 수구세력에게 구걸하지 않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두 후보의 지지자, 그리고 국민과 함께 새시대를 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투표율 75%를 달성해 내자”라고 제안하면서 격앙된 목소리로 “이건희나 나나 평등한 것이라곤 달랑 투표권 하나밖에 없지 않느냐”라며 표심을 흔들었다.
 

맹추위도 꺾지 못한 광화문 '노란물결'


심상정 전 진보정의당 대선 후보도 마이크를 잡고 문 후보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심 전 후보는 세계적인 시사주간지인 타임(TIME)지에 박 후보가 표지 모델로 실린 것과 관련해 “이땅의 민주주의는 ‘스트롱맨’(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을 의미)가 아니라 고문당하고 수탈당하고 억압했던 시민들의 땀과 눈물과 피로 이루어졌다”고 꼬집으면서 “국민을 ‘스토롱’(독재로 억압) 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국민이 ‘스토롱’하게(강하게) 대전환을 이뤄내자”고 주장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무슨 염치로 정권을 더 달라고 하느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심 전 후보는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박 후보는 준비된 여왕”이라고 힐난한 뒤 “여성 대통령은 저한테 맡기고 여성을 위한 대통령 문 후보에게 강력한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영하 9도의 맹추위로 연설을 하던 문 후보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럴때 마다 지지자들은 10초동안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하며 문 후보를 응원했다. 유정아 시민캠프 대변인은 문 후보의 연설 도중 문 후보의 목에 노란색 목도리를 둘러줬다. 문 후보는 연설이 끝날 무렵 추위 탓에 흘러내린 콧물을 휴지로 닦은 뒤 머쓱한 듯 “하하하”라며 웃기도 했다.
  
이날 유세에는 노래가 넘쳐났다. 작곡가 김형석씨의 반주로 김조광수 감독이 노래 ‘사노라면’을 불렀고, 가수 이한철씨는 애국가 1절을 불렀다. 특히 유세가에 맟춰 자원봉사자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막춤을 선사해 눈길을 끌었다. 윤관석, 은수미, 최민희, 김경협 의원은 가수 신해철씨의 노래 ‘그대에게’에 맞춰 춤을 추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유세현장에는 경찰 추산 2만5000명(캠프 추산 3만5000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