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확보한 ‘장류명품화사업’, 세종시의회가 “정기 보고 안 했다”는 이유로 시비 깎아, 사업 불투명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세종시의 유일한 국비사업인 ‘장류명품화사업’이 사업 표류위기를 맞았다.
국비를 확보하고도 세종시의회에서 내년 사업비를 모두 깎았다. 세종시의원들은 사업담당자가 정기적으로 보고를 안했다는 이유에서다.
7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013년 장류명품화사업에 지원할 시비인 4억5000만원 전액을 깎았다.
세종시의원들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편성 때 시비 지원을 승인하면서 사업보고를 정기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는데 시가 전혀 시행하지 않았다”고 시비삭감 배경을 밝혔다.
장류명품화사업은 내년에 주차장, 화장실 등 기반시설 구축에 필요한 국비 4억5000만원을 확보했고 시비 4억5000만원으론 쇼핑몰구축, 홍보마케팅, 연구개발 등 본격적인 사업을 펼칠 계획이었다.
세종시 농업유통과 담당자는 “연기군에서 세종시로 바뀌면서 담당자도 바뀌고 교육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사업보고가 업무전달이 안 됐다”며 “세종시에서 업무를 새로 인수해 본격적인 사업으로 추진하는 만큼 의회에서 적극 협조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이 세종시 전동면 청송리 콩 경작농가와 장류제조업체인 뒤웅박고을이 컨소시엄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사업비 지원이 끊기면 콩을 계약재배하는 농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때문에 이 소식을 들은 농민들은 “시의회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동면에서 콩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장류명품화사업이 올해 지역농민들의 농가소득을 높이고 장류명품화사업단도 흑자를 기록하는 등 내년이 기대된다”며 “시의회의 예산삭감은 이해 못할 일”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해 전통장류명품화사업단이 전동지역 농민들에게서 사들인 콩은 3.8t. 올해는 두 배인 5.8t을 사들였다. 여기에 인근 전의지역과 연서지역 등에서 추가로 3.2t을 사들였다. 특히 콩 구입가격을 싯가보다 10% 높게 사들여 농민들 수입이 크게 늘었다.
한편 장류명품화사업은 2011~2013년 국비 17억원, 시비 12억원, 자비 3억원 등을 들여 콩생산량을 15t까지 끌어올리고 ▲새 제품개발 ▲품질인증 획득 ▲체험학습 운영 및 발효가공체험관 건립 등 생산, 가공, 전시, 판매에 이르기까지 관광산업과 연계되는 융·복합사업이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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