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의 장거리 미사일(로켓)의 발사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접어들었다. 3단계로 구성된 미사일의 추진체 중 2단을 이미 장착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달 중순부터 로켓 동체와 발사 관련 장비를 동창리 발사장으로 수송한 이후 발사장 내 조립건물에서 동체 조립 및 점검을 진행해 왔다. 북한은 지난 1일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본 등 관련국에 항공고시보(Notice to Airman)를 통보했다. 이 항공고시보를 1차적으로 분석한 결과 1단 로켓은 지난 4월 발사 때(변산반도서쪽 140㎞ 공해)보다 20㎞ 정도 아래 지역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2차 낙하 예상지점(필리핀 동쪽 190㎞ 공해)은 4월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미사일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번에도 서해 해상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연이어 서해 해상을 향해 발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요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사일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사거리뿐만 아니라 미사일 발사 방향성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한 전문가는 북한이 무수단리에서 발사를 하게 되면 미사일이 일정한 고도에 오르기 전에 미국과 일본 이지스함에 장착된 SM-3 미사일에 요격될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반면 서해상에 발사할 경우 북한을 지나는 동안 고도가 높아져 동해상공에선 SM-3미사일의 사정권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북한도 미사일 방향을 동창리에서 서해~동중국해~필리핀해를 이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방향은 거리는 짧지만 중국과 인접해 미국과 일본의 SM-3미사일을 피할 수 있고 괌과 오키나와에 주둔해있는 미군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군은 서해해상을 지나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는 것일까. 한국군은 오산기지에 실전배치한 패트리엇 미사일대대와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연동해 대처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 군의 북한 미사일 요격능력은 북이 미사일발사능력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우리 군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탄도미사일방어(KMMD)체계는 미국 MD시스템과 별도로 움직인다. 한국형탄도미사일방어체계를 위해 우리 공군은 2008년 11월 독일에서 쓰던 패트리엇 미사일 PAC-2를 도입, 올해 한개 대대를 실전배치했고 2010년까지 두개 대대규모를 전력화한다는 것이다. 또 세종대왕함에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6미사일을 장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하지만 PAC-2의 요격능력과 미사일 갯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한국이 보유한 PAC-2는 산탄형이기 때문에 미사일을 맞혀도 탄도미사일에 달린 핵탄두는 파괴하지 못한다. 때문에 스커드미사일 핵탄두가 목표지점까지 날아와 폭발할 수 있다. PAC-3는 탄두에 직접 부딪히기 때문에 핵탄두가 조각나고 해체돼 피해가 없다. 이에 PAC-3도입 주장이 거센 것이다.
또 수량문제에서도 현재 우리 군은 패트리엇 한개 대대는 여섯개 포대로 발사기 48대, 총 192발의 요격미사일로 구성된다. 2010년까지 2개 대대를 만든다해도 약 384발이 도입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라크전쟁당시 PAC-2는 스커드 한대당 세발의 패트리엇을 발사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010년까지 도입되는 384발로 북한미사일 수는 최대 130발도 요격할수 있고 현재 북한의 약 800기 미사일을 잡기에는 무리수가 있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에서는 한미동맹을 강화해 무입개발과 도입보다 미군의 힘을 빌어 안보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향이지만 독보적인 안보태세를 갖추기 위해서는 과감한 무기개발과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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