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전날 코스피는 1% 이상 오르며 지난 7일 이후 처음으로 1930선 위에서 마감했다.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가 한풀 꺾이면서 시세를 냈다. 그간 전기전자(IT) 업종에 집중되던 매기는 자동차 등 최근 소외받았던 업종으로 확산되는 모습이었다.
30일 시장 전문가들은 재정절벽 협상이 연말 회기 내 타협안 도출에 실패하더라도 이미 상당부분 협상이 진행돼 협상 윤곽이 드러날 때마다 시장의 불확실성은 가라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8배, 주가순자산비율(P/B)은 1배 수준이어서 미국·중국(G2)의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의 점진적 개선으로 한국증시의 벨류에이션 메리트는 부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전히 IT에 대한 기대감이 크나 단기적으로는 낙폭과대업종에 대한 관심도 유효할 것이라는 평가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주 초반 코스피는 대외 불안 요인이 완화되며 1900을 회복했다. 그 과정에서 그간 시장에서 소외됐던 업종들이 반등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업종의 상승 원인은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가격과 수급 요인이 크다.
시장의 고민은 두 가지일 것이다. 첫 번째는 '지금이라도 소외업종을 사야하는 게 아닌가'이고 두 번째는 '이들 업종이 추가로 상승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연속성을 가질 것인가'다. 가격과 수급 요인을 통한 결론은 '저항선(하락 추세선)이 위치한 1970 수준까지는 낙폭과대업종이 유리하며 이들 업종에 대한 단기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술적 코스피 상단은 1970선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리스크의 본격적인 완화 이전에는 저항선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800대 후반에 형성된 하단 역시 견고하다. 코스피는 100포인트 내외의 박스권에서 방향성을 보이기 힘들 것이다. 내년 초까지 업종의 방향성만을 놓고 보자면 그 동안 시장을 이끌어왔던 IT와 방어업종이 편안할 것이다. 문제는 그 동안 단기적인 쏠림이 지나쳤으며 쏠림 완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단기적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저항선으로 예상되는 1970 수준까지 일정 부분 낙폭과대업종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내년에도 코스피 순이익 예상치 하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나 올해와 같은 큰 폭의 하향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눈높이가 이미 낮아져 있고 이익 신뢰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이익 비중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현재의 코스피 순이익 예상치에 과거 10년의 평균 추정 오차 -8.0%를 적용하면 107조9000억원으로 계산된다. 또한 실제치가 예상치를 하회한 경우만을 평균한 추정 오차 -14.3%를 적용하면 코스피 순이익 예상치는 100조5000억원이다.
4분기를 남겨둔 올해 순이익을 확인하지 못한 이상 내년이 순이익 100조원 시대의 원년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다만 내년에는 순이익 100조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는 신한금융투자 연간 전망에서 제시한 코스피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향의 중요한 근거 중 하나다.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업종 순환매와 종목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코스피는 4분기 1900~2050 구간을 거쳐, 내년 본격적인 상승추세에 진입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내년 적정 코스피 밴드를 1900~2300 선으로 보고 있다.
종목 선택과 단기 종목 트레이딩이 어렵다면,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주식형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코스피 2000 이하 국면에서는 적립식 펀드, 거치식 펀드를 활용한 지수 조정시 분할 매수전략, 환매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주식형 펀드를 활용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 탁월한 운용성과가 검증된 주식형 랩상품을 활용한 β+α전략, 지수형 ELS·ELT를 활용한 은행이자+α 전략 등이 투자 수익률 제고에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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