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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외환당국 규제 칼 빼든 배경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당국, 27일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 25%씩 축소…배경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당국이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를 축소한 배경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쏠림현상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은 16원 떨어졌다. 지난주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환율 하락세가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환율 하락의 폭과 속도는 여전히 가파른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당국은 27일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25%씩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은 종전 40%에서 30%로,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200%에서 150%로 한도가 준다. 이번 조치는 다음달 1일 시행하되 축소된 한도는 1개월 유예기간을 둬 내년 1월1일부터 적용한다. 기존 거래분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과거 외국환 포지션 규제는 선물과 현물의 종합포지션을 기준으로 자기자본의 50%로 한도를 뒀으나 2010년 6월부터 선물환 포지션 한도만 별도로 관리하면서 국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50%로 설정했다. 이후 지난해 6월 40%로 낮췄고 이번 2차 조정으로 30%까지 내려갔다.

선물환이란 미래의 특정 시점에 사전에 정해진 환율로 외국 돈을 살 수 있는 권리인데, 선물환 포지션은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을 말한다.


통상 선물환 포지션은 해외 투자 증가로 달러수요가 늘면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선물환 계약을 확대하기 때문에 커진다. 또 은행이 풍부한 외화를 스왑거래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시중은행의 달러를 받아주는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선물환이 증가하기도 한다.


당국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외국 자금이 국내에서 미미하게 빠져나가는 흐름에서 나타난 점을 들어 수출업체가 달러를 빨리 내다 팔고 수입업체는 환전을 미루는 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6개월 사이 100원가량 떨어진 상태다.


실제로 원화는 최근 아시아 주요 통화와 비교하면 가파른 절상률을 보여 수출경쟁력 약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10월 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달러화에 대한 주요 통화의 절상률을 보면 원화는 2.44%다. 호주달러 1.18%, 필리핀 페소 1.71%, 싱가포르 달러 0.68%, 말레이시아 링깃 0.43% 등은 원화보다 낮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낮추면 국내 시장에 달러 공급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이번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는 당국이 당분간 환율 1080원선 하향 돌파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달러화 하락속도가 재차 탄력을 받을 경우 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만큼 외환시장의 달러 매수를 부추길 수 있다.


이날 당국의 선물환 포지션 규제조치에도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물환 규제가 이미 예고된 조치였고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오전 10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1.10원 내린 1084.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선물환 규제는 이미 예고됐고 시장의 예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다만 추가 규제에 대한 부담이 있어 환율이 하락폭을 넓히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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