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다. 올 겨울 추위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온난화 영향으로 북극 근처에 따뜻한 날씨가 계속돼 혹한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기상청이 내 놓은 3개월 전망에 따르면 12월 기온은 평년(영하 3도~영하 6도)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찬 대륙고기압 영향으로 추운 날이 많고 지역에 따라 폭설이 예상된다. 1월은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이 번갈아 영향을 미친다. 평균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이지만 변동폭이 커 체감추위는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올해 극심한 한파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극의 빙하 면적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북극해 빙하 면적은 1979년 관측 이래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소치로 꼽혔던 2007년 9월 417만㎢보다 7만㎢가 줄어들었다. 북극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겨울로 접어들며 해빙 면적이 증가하고 있지만 카라해와 바렌츠해는 아직 얼지 않았다.
북극지역의 기온은 북반구 겨울 추위를 좌우하는 요인이다.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 '북극진동'이 약해진다. 북극진동은 북극과 중위도(북위 45도)지방 사이의 기압차가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현상이다. 북극의 기온이 떨어지면 기압은 올라가고, 반대로 기온이 올라가면 기압이 내려간다.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북극의 기온은 점점 올라가는 추세다. 이렇게 되면 기압이 내려가 한기를 막아 주던 제트기류의 힘이 약해진다. 차가운 공기가 지구 아래쪽으로 쏟아져내리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카라해와 바렌츠해가 아직 얼지 않은 상태다. 제트기류가 막혀 동아시아지역으로 한기가 유입되는 대기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올 초 갑자기 몰아닥친 혹한도 북극진동과 관계가 있었다. 1월 말까지 평년을 웃도는 기온을 기록하던 날씨가 2월 들어 갑자기 추워졌다. 2월로 접어들며 북극진동이 약화됐기 때문. 한국 겨울철의 전형적 날씨 변화였던 삼한사온 현상이 2000년대 이후 거의 관찰되지 않은 것도 역시 같은 이유다. 온난화 때문에 추위가 밀어닥치는 역설적 현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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