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4곳 중 1곳 적자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61개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86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4.9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6797억원으로 45.25% 급감했는데 이는 2008년 상반기(-66.1%)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순이익이 73% 가까이 급감했던 1분기(4~6월)에 비하면 나아졌지만 개선폭이 미미했던 셈이다.
실적부진의 배경은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면서 주식거래 대금 자체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증권사의 수익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은 상반기 3조634억원으로 작년 대비 26.8%나 줄었다. 특히 증권사들이 주식, 파생상품 등의 주문을 대행하면서 챙기는 수탁수수료는 지난해보다 35.9% 축소된 1조8879억원으로 전체 수수료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11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유일하게 1000억원을 넘긴 삼성증권의 실적이 돋보였다.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기준 5위였던 미래에셋증권은 918억원을 벌어 2위로 올라섰다. 이 밖에 우리투자증권(773억원), 대우증권(720억원), 한국투자증권(589억원), 현대증권(550억원) 순으로 영업이익이 많았다.
삼성증권은 거래가 줄어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 부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온 만큼 상대적으로 수수료 수익 감소로 인한 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보유량이 많아 기준금리 인하로 수혜가 기대됐던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자기자본이 1조원을 넘어 대형사로 꼽히는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덩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220억원, 55억원씩의 영업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또 재벌그룹을 모회사로 둔 한화투자증권(-97억원)과 SK증권(-54억원)도 나란히 영업적자를 기록, 체면을 구겼다.
61개 증권사 중 15개사는 영업적자를 시현했다. 4곳 중 1곳이 적자를 면치 못한 셈이다. 적자를 낸 15개사 중 국내 증권사는 10곳이고, 나머지 5곳은 외국계다. 벽산건설 등 건설사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유진투자증권이 760억원의 영업손실로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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