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2'가 후진적 정부 규제의 아쉬움을 남긴 채 11일 폐막했다. 숨가쁜 나흘 일정을 거치면서 게임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지만 정부의 과도한 게임 규제는 먹구름을 드리웠다. 찬사와 우려가 뒤섞인 지스타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많은 숙제를 남겼다.
민간이 이양받아 처음 치른 지스타 2012는 기대작들이 대거 공개되고 수많은 바이어들이 몰리면서 규모와 내용 면에서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2.4% 성장한 29만6000명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증축된 벡스코 신관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된 B2B관은 입주 기업 절반이 해외 업체가 차지한데다 해외 바이어도 지난해 대비 두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글로벌 대회로 발돋움했다. 수출 상담건수는 3935건으로 이 가운데 167건의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수출액은 1억4799만달러(약 1610억원)으로 집계됐다.
내용면에서도 '모바일' 트렌드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주요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만으로 대형부스를 꾸리며 스마트폰 3000만 시대의 달라진 위상을 대변했다. 채용박람회에는 게임사 입사를 꿈꾸는 수백명의 청년들이 몰리며 게임산업에 대한 젊은층의 열기를 보여줬다.
규모와 콘텐츠면에서 진일보하면서 글로벌 게임 대회로 발돋움했지만 마냥 환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가족부가 주도하는 정부의 게임 규제 때문이다. 지스타 참관을 위해 방한한 해외업체 관계자들도 최첨단 IT강국이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인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외국 바이어는 "한국은 10여년만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게임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했지만 정부 인사들의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 수준은 70~80년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게임 한류를 일으키며 글로벌 위상을 높여가는 가운데 산업을 진흥해야 할 정부의 잇따른 규제가 게임 산업을 옥죄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지스타를 계기로 국내 게임사들이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를 기대해본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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