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내가 사고 싶은 물건을 팔면 남들이 사더라고요.”
이랜드 NC백화점 내 명품 편집숍인 럭셔리 갤러리와 화장품 편집숍인 뷰티 갤러리 등을 두루 거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명품을 제안하는 패션&뷰티 글로벌 소싱의 달인 우순형 차장(패션&뷰티 MD). 그는 일 년 중 절반을 뉴욕에서 보내고, 한국에 와서도 현지 유통업체들과의 화상통화로 밤을 꼴딱 새울 정도로 밤낮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감 떨어지지 않으려고 스스로 쇼핑도 많이 해요. 돈도 많이 쓰고요. 뉴욕을 1년에 8번 정도 갑니다. 옷·가방·신발·벨트 등 패션의 최첨단을 달리는 뉴욕에서 많이 보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죠. 요즘에는 한국도 많이 빨라졌어요. 예전에는 뉴욕과 서울이 딱 1년 차이가 났어요. 그런데 지금은 거의 비슷하게 가는 것 같아요.”
현재 그가 주력으로 맡고 있는 곳은 프레스티지 화장품 편집숍 뷰티갤러리다. 지난해 NC백화점에 첫선을 보였고 랑콤, 에스티로더 등 40여개 해외 유명 화장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편집숍이다. 현재 NC백화점 강서·야탑·부산대·해운대·불광·평촌 등 6개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뷰티갤러리는 일반 백화점 화장품 매장보다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도 가격이 싸요. 면세가격이랑 비슷하다고 보시면 돼요. 직접 해외 본사나 백화점과 접촉해서 우리가 직접 매입을 하거든요. 국내 타 백화점들은 수수료를 받고 입점을 시키는 형태잖아요. 중간 수수료가 많이 붙는데 우리는 직매입이라 중간 수수료가 줄었다고 보시면 돼요.”
그는 전천후다. NC백화점 내 여러 편집숍의 기획부터 상품매입, 판매, 재고까지 총책임을 진다. 그와 함께 일하는 직원은 10명 정도.
“미국·홍콩·일본·중국을 돌아다니면서 업체를 만나고 쇼도 많이 보고 편집숍을 돌아다니면서 시장조사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오면 영업도 해야 되고요. 기획부터 재고까지 전체를 다 책임져야 해요.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다 보는 거죠.”
해외 업체와 주로 일을 하다 보니 언어·시간·거리·문화 4개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나날이지만 본인이 기획한 매장에 손님이 꽉 차 있을 때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저는 주로 밤 10~12시 해외 업체들과 통화를 많이 해요. 그들의 언어로 밤늦은 시간에 돈 얘기를 하려니 정말 힘들죠. 클레임을 걸어야 할 때는 불리할 때도 많고요. 환율이 많이 오르거나 떨어지면 서로 엄청나게 예민해집니다. 얼마 전처럼 허리케인이라도 오면 대책이 없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고생을 해서 물건을 진열해 놓고 매장이 꽉 찼을 때, 손님들이 계산대에 줄을 쫙 서 있을 때 정말 짜릿함을 느낍니다. 그때가 가장 보람차죠. ”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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