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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해머 5대업종]"투기꾼 잡으려다 증권사 다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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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해머에 나가떨어진 5대 업종株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는 통제자본주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업의 끝없는 욕망을 정부가 나서 통제해야 경제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거시적 통제차원을 넘어 사사건건 정부가 기업의 목을 옥죄는 '간섭 자본주의'로 변질되고 있다.


금융사는 자율적 금리결정권을 빼앗기고 있으며 유통업종의 경우 신규 지점 오픈과 영업일(시간)까지 제한을 받는다. 통신사들은 앞뒤 안가린 정치권 요금인하압박에 '폭발' 직전이고 정유사들은 국내소비자들을 등쳐먹는 악덕업체로 낙인찍혔다. 증권사들 역시 수수료 인하 행군속도를 높이라는 당국의 채찍질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정부에 의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면 개별 기업리스크는 한국경제 리스크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

본지는 우리 기업들의 공명정대한 가치평가를 위해 정부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는 5대 업종 시리즈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강제로 호가 구간 넓히고
증거금 비율은 5%로 두배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너무 많아서 어떤 걸 말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증권업종은 '투자자보호'라는 측면과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적정한 수준의 규제가 꼭 필요한 산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도와 방향성에서 몇몇 과도한 규제가 시장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ELW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98억원이다. 작년 12월 일평균 거래대금 1조250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거래가 활발했던 2010년의 일평균 거래대금 1조6374억원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그해 10월 ELW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679억원에 달했다. ELW를 통해 챙길 수 있는 수수료 수익만 작년에 비해 90% 이상 줄었다.

[규제 해머 5대업종]"투기꾼 잡으려다 증권사 다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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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시행한 3차 건전화 방안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ELW 시장의 유동성공급자(LP)들이 호가를 일정 수준 이상 벌려서 제시하도록 강제했다. 강제로 호가를 벌리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기가 힘들어졌고, 투자자들은 자연스레 시장을 떠났다. 투자자 손실을 줄인 대신 시장도 망가진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로 시장을 망친 대표적인 케이스"라면서 "다른 나라가 모두 호가를 촘촘히 만드는 것에 힘쓸 때 강제로 호가를 벌어지게 만든 유례없는 경우"라고 비판했다.


FX마진 거래도 비슷한 사례다. 당국은 지난 3월 투자자들이 주문을 내기 위해 보유해야 하는 증거금 비율을 2%에서 5%로 두 배 이상 높였다. 높은 레버리지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던 FX마진의 매력도가 급감하면서 거래도 크게 줄었다. 지난 8월 FX마진 시장의 총 거래대금은 311억달러였다. 1년 전인 작년 8월 643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투자자보호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능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규제는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불공정 거래가 있다면 시장감시를 강화해 적발해내면서 정화해야지, 매매 자체를 막는 방식으로 규제가 이뤄지면 곤란하다는 쓴소리다.


금융당국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이상급등주에 대한 단일가 매매', '개별 종목별 공매도 규제' 등은 이렇게 매매 자체를 제한해 유동성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는 이미 거래대금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매매 체결방식을 바꾸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30분에 한번씩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되는 종목의 유동성은 경쟁매매 방식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개별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제한도 도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또한 강제로 매매를 제한하는 방식의 규제다. 한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를 열어주고, 공매도를 제한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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