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차 리스사 '2690억 취득세 통상마찰' 조짐
-내달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외국계 자동차 리스사들에 대한 서울시의 세금 부과가 유럽연합과의 통상마찰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서울시로부터 세금을 부과받은 리스사들은 '이중과세'라며 행정안전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법무법인을 선임, 내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신청하기로 했다.
29일 캐피털 및 리스업계에 따르면, 토마스 코즐로프스키(Tomasz Kozlowski) 주한 EU 대표부 대사는 최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자동차 리스 회사의 이중과세 가능성(Possible double taxation of EU car leasing companies)'이라는 제목의 서한을 보냈다. EU 소속 리스업체들이 한국에서 이중과세를 물게 됐으니, 선처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코즐로프스키 대사는 편지에서 "서울시가 부과한 세금은 이미 지방 세무서에 납부된 세금인데, 처음 세금을 받은 곳에서는 취득세를 돌려주지 않으려 한다"며 "결국 리스회사들은 세금을 두 번 내는 것이 되고, 이는 관세 및 자유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U 대표부 대사가 항의서한까지 보내게 된 사연은 이렇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소유차량을 지방에 등록하고 서울에서 영업하는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15개 자동차 리스업체들에게 총 2690억원의 취득세를 부과했다. 실제 영업을 서울에서 하는 만큼 관련 세금을 서울시에 내야 한다는 취지였다.
지금까지 상당수의 리스업체들은 차량 등록과 취득세가 싸다는 이유로 경남이나 전남 등 지방에 차량을 등록해왔다. 서울의 경우 차 가격의 20%를 지방채로 매입해야 하지만, 경남 함양의 경우 차값의 5% 정도만 지방채를 사면 된다. 1억원짜리 외제차를 놓고 비교했을 서울에선 2000만원의 지방채 구매비용이 필요하지만, 함양에선 500만원만 있으면 된다.
서울시로부터 추가로 세금을 부과받은 업체들은 뒤늦게 지자체로부터 세금 회수에 나섰다. 그러나 지자체에서는 지방세법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를 돌려주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결국 리스업체들은 세금을 이중으로 내야 하는 입장에 처해진 것.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해외 자동차리스사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일부 외국계 캐피털사에서는 한국시장 철수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는 자동차관리법에 의거해 세금을 받았고, 서울시는 세무조사를 통해 세금을 추징한 것이기 때문에 양쪽 다 일리가 있는 논리"라며 "11월에 있을 조세심판원 판결을 지켜보자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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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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